국민 모금운동에 더하여 ‘동맹’ 가치 복원을 함께
  •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일동 주최로 열린 9.19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2018년 11월 21일)ⓒ연합뉴스
    ▲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일동 주최로 열린 9.19 남북군사합의 국민 대토론회(2018년 11월 21일)ⓒ연합뉴스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얽힌 불편한 진실

    李 竹 / 時事論評家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이 공장을 점검하겠다며 방북(訪北)을 신청했지만, 또 다시 유보되었다고 한다. “미국 측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언론들의 보도다. 북녘의 ‘비핵화’(非核化)를 이끌어내기 위한 양키나라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는 반증이랄까. 이에 대해...

      “북남협력사업은 외세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요구와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자주적 입장에서 추진해야 한다... 외세가 강요하는 ‘대북정책 공조’는 북남관계 개선에 나서지 못하도록 각방으로 간섭하고 압력을 강하기 위한 것... 북남협력사업에 그 어떤 외세도 간섭하거나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북녘의 로동신문이 짖어댔단다.

      이쯤에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보자.
      과연 북녘의 ‘비핵화’, 그것도 ‘완전한 비핵화’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루어질까? ‘대북 제재’ 일부 또는 전부 해제가 북녘 세습독재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이른바 ‘당근’을 주면, 이를 테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등의 대북 퍼주기를 본격화하면 북녘이 핵무기를 내려놓기 위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할까?

      많은 국민들은 여러 차례 이런 말씀을 들었다. ‘거간꾼’[고상한 표현으로는 중재자]을 빙자한 실질적인(?) ‘대변인’(代辯人)과 그 언저리의 입을 통해서...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북녘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부터 쭈욱 계속된 ‘비핵화 연속극’을 지켜본 국민들은 어느 학자의 이런 말씀에 더 큰 동의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북한의 진의는 핵보유에 있다.”
      그 ‘연속극’은 ‘사기(詐欺) 막장 드라마’였고, 계속 진행형이란 말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 측은 작년 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최종적으로 연간 12억달러(약 1조 3000억원)을 제시한 뒤 10억달러(약 1조 1200억원)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국민 정서’라면서 분담금이 1조원을 넘으면 안 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이미 ‘언제 적’ 동맹이라는 자조(自嘲)까지 나온 차제에, 다소 치사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돈’ 문제마저 불거진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돈’ 문제를 넘어 아주 험악한 상상과 예측까지 이 나라 국민들 사이에 돌아다니고 있다.

      ① “이 나라에서 양키군대를 빼내기 위해 양키나라 ‘도’통령이 그 분담금 대폭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이다. ‘거간꾼’ 흉내를 내며 실제 북녘 세습독재자 편을 들고 있는 남녘 정권의 그간 행태에 분개한 결과다.” 덧붙여 말하면 이런 건 아닐지...

      우선, 적(敵)을 적(敵)이라 하지 않는 나라와 그 군대에 대한 실망이 컸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기 나라 젊은이들만 애써 피 흘릴 각오를 해가며 북녘에 맞서줄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지 않겠나.
      또한 안달복달하며 그 적(敵)에게 퍼 줄 돈은 있으면서 즈그 나라를 지켜주는 ‘동맹’에게는 그리도 야박한데 대한 섭섭함이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2년간 54조원을 일자리 창출에 썼지만 고용이 갈수록 더 얼어붙으면서 정책효과가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집권 2년 동안 일자리 만들기에 쏟아 부은 54조원은 결국 허공에 날린 셈이다...”

      나라 곳간을 털어 여기저기 헛돈을 펑펑 내지르면서도, ‘아직은’이지만 ‘동맹’에게는 그까짓 ‘푼돈’(?)을 아끼려 한다는 괘씸함도 마음 한 구석엔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양키나라 ‘도’통령이 장삿속에 밝다고 하지만, 그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의 저변에는 오히려 ‘어깃장’이 발동한 것 같다면 너무 나간 걸까.

      ② “이 나라에서 양키군대를 쫓아내기 위한 수순이다. 그래서 그 분담금 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거 아니냐. 양키군대가 없는, 즉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를 향한 포석이라고 한다.”
      혹시 저들이 내세우는 ‘국민 정서’라는 게 이런 ‘속내’를 포함하고 있는 건 아닐지...
      그 분담금을 양키군대에 주는 대신 북녘 세습독재자의 ‘돼지저금통’을 채워주면, 이 나라와 이 땅에 평화가 더욱 공고하게 정착되지 않을까하는 멋진 꿈의 결과 일 수도 있다?
      즉, ‘외주국방’(外注國防)보다는 “우리민족끼리”하는 ‘자주국방’(自主國防)을 그려봤음직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요약하면, 위의 두 상상과 예측이 결과에 있어서는 동일한 “양키군대 고(GO) 홈(HOME)!”에 초점을 맞춘 각자 명분 쌓기에 다름 아니란 말씀들이다.
      그런데 막상 그런 결과가 현실화된다면 이 나라의 ‘먹고’와 ‘사는’ 두 문제가 매우 심각해지리라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그 분담금보다 몇 백 몇 천배에 달하는 돈이 빠져나가고, 이 나라 국민은 ‘핵 노예’의 굴레를 쓰게 될 것이 확실하다. 그래서 그런지...

      “전직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 400여 명이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가칭]을 결성해 현 정부의 안보정책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선다... 예비역 장성단은 출범식에서 9·19 군사합의 저지 등 현 정부의 대미·대북 안보정책을 강력 규탄하는 대군(對軍)·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첫 사업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보충을 위한 국민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노(老) 장군님들의 안보와 동맹을 무엇보다도 중히 여기는 충정(衷情)은 높이 살만하고, 많은 국민들도 호응할 거라고 믿고 싶다. 이에 더하여, 위의 ‘어깃장’과 ‘속내’에 일부라도 동의하신다면...

      우선적으로 이 나라와 양키나라 사이에 동맹의 가치를 복원하라고 강력히, 매우 비상(非常)한 방법으로 촉구해 주셔야 한다고 믿는다. “언제 적 동맹”이나 “아직은 동맹”이 아니라, “어제 그랬듯이 오늘도 내일도 함께 가야한다!”고...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낀 나라 처지에서 양키군대의 주둔이 생명선 역할을 해 온 것은 사실(史實)이며 현실이나, “외국군이 주둔하는 나라의 국민은 정신이 썩는다”는 어느 이스라엘군 장성의 고언(苦言)도 국민과 군(軍)과 함께 곱씹어 주십사 감히 부탁드린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