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총장 반대" 비난 쇄도하자 이사회가 결정… '2위 득표' 강수경 교수 선출
  • 덕성여자대학교. ⓒ뉴시스
    ▲ 덕성여자대학교. ⓒ뉴시스
    덕성여자대학교 이사회가 성추행 의혹을 받는 총장후보자 A교수를 탈락시키고 결선투표 2위 득표자를 신임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사회는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A교수가 총장 업무를 제대로 역임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덕성여대는 지난 21일 열린 2019년도 제1차 이사회에서 강수경 법학과 교수를 제11대 총장으로 선출하기로 의결했다고 25일 공지했다. 회의에서 이사 7명이 무기명 투표에 나서 4명이 찬성표를, 3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총장 취임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A교수는 민족문제연구소와 학술단체협의회 등 좌파성향 교육단체에서 활동하는 유명 역사학자로, 최근 학내에서 여학생들의 머리카락, 등, 허리 같은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A교수는 지난해 12월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덕성여대 총장임용후보자 결선투표에서 과반의 득표를 얻어 강 교수를 제치고 총장 최종후보로 선정됐다. 결선투표 결과가 알려지자 학교 익명 게시판에는 A교수의 총장 취임을 반대하는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A교수의 총장 취임을 보류하고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한편 해당 사건을 교내 진상규명위원회에 조사의뢰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최근 8명의 위원 중 4명 기권, 2명 혐의 없음, 나머지 2명은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21일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여대의 총장후보라면 (성희롱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대처했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총장의 자격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장의 자격 문제될 수 있다"

    A교수가 총장 취임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학생들의 비난은 여전하다. 박상임 덕성여대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A교수에 대해 수사의뢰할 때 학교 커뮤니티에 성희롱 의혹을 제기한 학생들도 함께 고발했는데, A교수의 총장 취임이 무산됐음에도 이들 학생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교내 게시판과 커뮤니티 등을 통해 박 이사장에게 고발을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이사회도 “불특정다수의 학생을 고발한 것은 충격”이라며 박 이사장에게 고발 취하를 촉구했다.

    덕성여대 이사회는 지난해 12월20일 “박 이사장이 이사회의 뜻과 관계없이 (학생들을) 고발했으며, 이사회 의결로 고발을 취하한 사실을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경위 설명과 함께 공지하는 것으로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이사장은 학생 고발 건과 관련해 아직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덕성여대 측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담당자가 부재 중이라 내용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