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목포 회견'에 주민들 의혹의 눈길… "낙후된 목포 살리려던 게지" 옹호 목소리도
  • ▲ 23일 오전 전남 목포 대의동1가 거리 모습. 우측으로 창성장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기륭
    ▲ 23일 오전 전남 목포 대의동1가 거리 모습. 우측으로 창성장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기륭
    "오늘 손혜원 의원이 창고에서 기자회견 한 건 폐허라는 점을 강조해서 국민들 동정심 모으려고 한 거여. '다 쓰러져가는 집 산 게 투기냐'는 식으로 유도하려고 말이여."

    전남 목포 대의동 인근의 기계 부품 상점에서 동년배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던 60대 남성 김한성(가명)씨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두 명의 친구도 "맞어" "그렇제"라며 맞장구를 쳤다.

    孫 겨냥 "해도 너무 많이 했어, 자고 일어나면..."
    김 씨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에게 쏟아지고 있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투기는 투기지"라고 했다. 그는 "해도 너무 많이 했어. 자고 일어나면 (매입한) 건물이 늘어나는데 누가 투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겠어"라고 말했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나 모 씨도 "믿고 있었는데 손혜원이 그런 사람인지 전혀 몰랐어. 전부 방송 보고 알았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 씨는 "지역사람들 아무도 모르게 다 사놓고 문화거리 됐다고 하는데, 투기가 아니라고 하면 무슨 의미여. 말도 안 되고 주민들 열이면 열, 투기라고 생각할 거여"라고 했다.

    잠자코 말을 듣던 오진태(가명) 씨는 전날 목포를 방문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오 씨는 "나경원이 온 것도 오나마나 한 거여. 창성장 말고 쓰러져 가는 다른 건물도 보고, 텅텅 빈 집들도 보면서 지금 목포 상태가 어떤지 보고 갔어야 허는디"라고 말했다.

    죽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중년 여성 김 모(55) 씨는 "너무 과하지 않았나 싶어"라며 "도시를 살리겠다는 취지는 좋은데 손혜원 의원이 주변 사람들과 문화재 거리를 너무 집중적으로 샀다는 게 주민으로서 배신감이 들기도 하고..."라며 말을 흐렸다.

    "집 팔려고 해도 못 팔던 곳이었는데..." 손 의원 옹호 목소리도
    손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손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렸다. 죽동 인근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손여술(68) 씨는 "공인이 했다는 게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것 같아"라면서도 "집 팔려고 해도 못파는 지역이었는데 사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했다.

    근처 커피점에서 일하는 60대 여성 박 모 씨는 "한번 (그 장소를) 가보면 아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투기라고 오해하는 거여"라며 "지금은 너무 음산해서 사람 살 곳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기자 양반은 정말 투기라고 생각혀?"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창성장 인근 잡화점에서 일하는 방영심(83) 씨는 "손혜원 의원이 목포를 발전시키려고 한 거지, 지금 목포가 낙후돼서 좋게 만들려고 한 건데. 목포 살리기 위해서. 그런데 무슨 투기라고 하고"라며 "(아파트) 재개발 안 된 곳에서 모함하는 거여"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물관도 좋지만, 젊은이들 다 떠나버리는데..." 
    손 의원을 둘러싼 논란으로 최근 '의혹'의 도시로 떠오른 목포의 앞날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동네'의 앞날을 걱정하는 순박한 목소리들이었다. 근처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양정목(80) 씨는 "우리는 목포가 잘 되길 바라는 것밖에 없어"라며 "투기인지 아닌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여. 검찰이 밝혀주겠지"라고 했다.

    침구 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87) 씨는 "매물로 나와 있는 건물을 거의 외지인이 샀다는데, 그걸로 목포 발전이 되면 좋지만 그냥 집값만 오르게 되는 것 같어"라며 "박물관도 좋지만 당장 젊은이들이 일할 자리가 없어서 다 떠나버렸는데 아쉬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