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지지자 3만명, 한국당 책임당원 입당원서"… 내달말 전당대회 요동칠 듯
  •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계단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출마 선언식에는 김 의원의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해 본청 계단과 주변을 메웠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계단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출마 선언식에는 김 의원의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해 본청 계단과 주변을 메웠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23일 점심을 넘긴 시각. 국회 잔디광장에 수천 여 명이 운집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보수의 아이콘" "당대표" 구호를 외쳤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지자들이었다. 이날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김 의원의 기자회견 자리였다.   

    국회에 운집한 지지자들 앞에서 김 의원은 "사회주의로 가는 주사파 정권을 저지하겠다"며 "당대표가 돼서 한국당도 대한민국도 제대로 살려보겠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나가서 반드시 완주하고, 꼭 이겨서 돌아오겠다"고 포효했다. 그는 또 "(당선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외투쟁도 불사하며 '문재인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가고 말 한마디 못할 때 당을 끝까지 지킨 사람이 누구입니까? 말로만 싸운다 싸운다 하는데 이거 아무나 하는거 아닙니다. 어디서 뭐하고 있다가 잔치판 벌여지니까 슬며시 와서 '내가 싸울게' 하는 것은 안됩니다. 싸움도 해본 사람이나 하는 것입니다." 

    5000여명 운집해 본청 에워싸... 열기로 가득찬 국회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은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 계단 앞에 자리를 잡지 못한 지지자들은 근처 광장을 에워싸곤, "김진태, 당대표"를 외치며 세를 과시했다. 김 의원실 측에 따르면 이날 모인 지지자들은 5000명을 넘겼다.  

    통상 국회의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과 달리 김진태 의원은 '본청 계단'을 택했다. 김 의원이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라며 구호를 외치자, 지지자들은 '행동하는 의리의 아이콘 김진태', '전투력 강한 보수의 아이콘 김진태' 피켓을 들고 환호로 답했다. 김 의원의 지지자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당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게 진짜 민심"이라며 "진짜 이제는 한번 싹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그간 당내에서 '입지가 약하다'는 평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날의 회견은 이같은 기존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집회형 회견이었다. 김 의원은 그간 꾸준히 '당원 민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 왔다. 최근 <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그는 "당내 입지가 없다. 상임위 간사도 못맡아봤다. 그러나 내가 믿는 것은 당원들 뿐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 ▲ 23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김 의원 앞으로 입당원서들이 보인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3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김 의원 앞으로 입당원서들이 보인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지지자 3만명 '책임당원' 입당행렬

    김 의원의 달라진 위상은 책임당원 입당원서 전달식에서 수치로 증명됐다. 김 의원 측은, 지지자 3만 명의 책임당원 입당을 얘기했다. 김 의원실 측은 "그간 전국을 돌며 직접 당원 간담회를 갖고, 이를 조직화시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책임당원은 전당대회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당원가입 후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면 된다. 실제로 최근 자유한국당 각 시도당에는 당원가입 행렬이 줄을 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책임당원은 전체 32만 843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지지자들이 김 의원실에 전달한 3만명의 책임당원 입당원서는 한국당 전체 책임당원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다. 

    김 의원실 설명대로 전당대회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책임당원의 증가 요인이 '김진태'로 모아지는 것이라면, 다음달 말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 판세에서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지지자는 일부 매니아층일 뿐, 당내 입지는 약하다"는 평을 들어왔던 김 의원이 전대 판세를 뒤흔들 가능성이 짙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은 당권 주자들 중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이날 국회 모임에 참석한 한 지지자는 "약점으로 얘기됐던 '무모함과 젊음'이라는 키워드가 그의 강점으로 부각되는 현장을 목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당대표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진태 "총선 승리해 나라 바꿔보겠다"

    국회 본관을 둘러싼 지지자·당원들의 기세에 힘을 받은 듯 김 의원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젊고 새로운 인물 한번 제대로 키워주시지 않겠느냐"고 외쳤다. 그는 "국회 법사위에서 7년째 수많은 악법을 막으면서 싸운 사람이 바로 저"라며 "그 대가로 법사위에서 쫓겨났는데 이걸 우파정당이라고 할 수 있나.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제대로 싸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우파정당이 하나 생기는 것"이라며 "어디 숨어서 눈치보고 여론 살피는 지도자는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보수우파 통합을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고 외쳤다.

    그는 이날 탄핵을 찬성했던, 한국당을 탈당했다가 다시 돌아온 이른바 '복당파'에 대해 확실한 선을 그었다. 통합을 외칠 수 있는 것은, 계속해서 당을 지켜 온 이들의 몫이란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본인이 '투사'라는 점을 지지자들과 당원들에게 연신 강조하며 '당대표 역할'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1년 남은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 100석을 확보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내겠다"고 외쳤다.

    김 의원은 "개헌 저지선을 확보해 우리 자랑스런 헌법을 지켜내야 하지 않겠나. 헌법은 말로만 지킬 수 없다"면서 "잘 싸우는 사람 위주로 국회의원들을 확실하게 뭉쳐내겠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그 뒤에 튼튼한 안보, 시장주의 경제, 청년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그런 나라를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