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양승태 구속영장 청구… 전직 대법원장 최초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 기밀누설 등 혐의...검찰 "증거인멸 우려"

김동우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1.18 17:01:39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원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공무상 기밀누설,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정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에게 재판거래 등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하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전반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개별 범죄 혐의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재판거래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000만원 조성 등 40여 개에 이른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첫 소환조사에 이어 14일과 15일 세 차례에 걸쳐 검찰조사를 받았고, 조사받은 다음날인 12일과 15일, 17일 검찰에 출석해 직접 조서를 확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사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하급자들의 진술과 다른 진술을 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구속수사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신문)는 다음주 초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전직 대법원장으로 도주의 우려가 적은 데다 이미 상당부분 증거수집이 이뤄져 증거인멸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이날 검찰은 지난달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재청구했다. 함께 영장이 기각됐던 고영한 전 대법관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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