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내달 연찬회 참석… 바른미래 "安 '재보궐 출마'는 루머, 독일서 연구 활동"
  •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뉴데일리 정상윤
    작년 6·13 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잠행에 들어간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다음달 바른미래당 연찬회에 참석해 사실상 공식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 전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끈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지난해 서울시장 낙선 및 이른바 '계단 사건'의 치명상을 안고 독일로 떠났다.

    ◇독일행 후 4개월…그는 잘 '채우고' 있을까

    작년 7월 안 전 대표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며 독일행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8월 한 언론에 의해 안 전 대표가 1달 이상 여전히 서울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과, 당시 안 전 대표가 인터뷰를 피해 비상계단으로 황급히 내려가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국민에 충격을 안겼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바른미래당 전당대회(9월 2일) 직전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9월부터 현재까지 약 4개월 동안 독일 뮌헨의 막스프랑크 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으며, 프랑스·스위스·핀란드 등 여러 선진국을 방문해 정책·현장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자를 30여명 배출한 독일 막스프랑크 연구소는 매해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국가혁신방향을 보고할 정도로 독일 내에서 위상이 높은 연구소로 알려졌다.

    또 안 전 대표는 유럽 각국의 정치 지도자 및 석학과 토론을 통해 미래 대한민국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견문을 넓히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에스토니아의 경우 정책 결정과 집행과정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구현하고 있는데, 이처럼 나라별 잘 되는 정책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전자정부'를 운영 중인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국민투표, 정보관리 등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어 IT 전문가 출신인 안 전 대표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복귀는 없다…"최소 1년·명분 없인 불가능"

    17일 안 전 대표 측과 당 관계자 등 의견을 종합하면, 안 전 대표의 조기 복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뮌헨에서 안 전 대표를 만난 것으로 알려진 한 측근은 "(안 전 대표가) 국내 정치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일절 관여하지 않고 뉴스도 그다지 보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정치 일정에 따라 조기 귀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안 대표 근황에 대해 재보궐 선거에 나올 수 있다는 아주 이상한 루머가 돌고 있는데 사실 무근"이라며 "조기 귀국도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재보궐 선거를 위해 귀국 시점이 빨라지지 않겠느냐는 추측성 가설이 많은데 지금으로선 1년간은 귀국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 전 대표가 지금 예의주시하는 것은 한국 정치가 아니라 한국의 미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고위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복귀 시기에 대해 "안철수가 지금 나온다고 해도 뭘 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한 바른미래당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정치를 포기한 것이 아니니 언젠간 복귀하겠지만 지금으로선 (복귀할) 명분이 없다"면서 "지금 (안 전 대표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계단 영상을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안 전 대표가 명분을 대충 만들어 복귀한다고 해도 그런 모습들이 국민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있으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지금까지 함께한 정치적 세력, 동지를 전부 돌아보고 다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며 "완전히 새로운 안철수가 아니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측근·당 관계자 전원이 4월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를 위한 올 조기 귀국은 물론 상반기 내 귀국마저 사실상 회의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부담 떨치고 '새로운 안철수' 될 수 있을까

    유승민 전 대표의 갑작스런 활동 재개 역시 안 전 대표 복귀의 큰 변수로 작용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 전 대표가 다음달 연찬회에 참석하는 것은 그가 7개월 만에 당 공식 행사에 나서는 것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날 유 전 대표 관계자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잠행 중에도 측근들과 간헐적 회동을 가지며 당내 전반적 분위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대표가 다음달 어떤 발언을 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바른미래당의 마지막 쇄신을 위한 발걸음일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유 전 대표의 '선제' 활동 재개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얼마 되지 않아 안 전 대표가 복귀 의사를 표명할 경우 또 '간을 봤다'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그가 어떤 시점에 복귀하더라도 간을 봤다는 조롱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 프레임'을 '긍정적 프레임'으로 뒤바꾸는 것도 '새로운 안철수' 내지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망하고 있는 국민을 위해 안 전 대표가 직접 풀어내야 하는 숙제다.

    많은 관계자들이 그의 복귀 시점에 대해 분명히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정치권에 복귀한다면 그가 독일로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9월 초,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길을 찾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안 전 대표는 현재 독일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은 "(안 전 대표를) 만나보니 표정도 밝고 평안한 모습이었다"며 "알아보는 사람이 적어 연구활동 하기에도 편하고,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등 규칙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까지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는 만큼, 안 전 대표는 당분간 독일 연구소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올 하반기 내 정계 복귀를 위한 최적의 명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