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北, 고위급 회담 걷어차자… 美, 연락사무소 설치·개성공단 재개 제안”
  • 지난해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해 김정은과 만나는 앤드루 김 코리아미션센터장. ⓒ뉴시스-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해 김정은과 만나는 앤드루 김 코리아미션센터장. ⓒ뉴시스-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철의 미국 방문이 이뤄지기 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북한 통일전선부가 판문점 등에서 수 차례 극비 접촉을 가졌다고 <동아일보>가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11월 미북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뒤 외교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자 정보기관이 나서서 북한과 협상했다”며 이 과정에서 앤드루 김 당시 코리아미션센터(KMC) 센터장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미국 CIA는 북한측에 2차 미북 정상회담뿐 아니라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여러 가지 조치도 제안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조금씩 양보했다.

    CIA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선다는 가정 아래 통일전선부측에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 ▲한반도 평화협정을 위한 다자회담 관련 논의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하되 개성공단 재개 등 일부 남북경제협력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논의 등을 제안했다. 이에 통일전선부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전제로 한 동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 같은 논의는 지난해 12월 하순 물러난 앤드루 김 前KMC 센터장이 주도했고, 그의 후임이 지난해 말 바통을 이어받아 판문점 등에서 협의했다”며 “이를 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구체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앤드루 김 KMC 센터장 나서서 미북 회담 성사시켜

    <동아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것도 미국과 북한이 서로 요구하는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제시하며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했는데, 미국측은 보상 준비가 안 된 상태이다보니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이 홀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이후 은퇴하려던 김 센터장이 나서서 판문점 등에서 북한 통일전선부와 극비리에 접촉했고, 김 센터장이 11월 말부터 12월 사이에 내놓은 제안이 북한에 먹혔다. 김 센터장의 후임은 12월 말 바통을 이어받아 회담을 성사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12월 말 친서 교환도 이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센터장 후임으로 KMC를 책임진 인물은 50대 백인남성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신임 KMC 센터장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김 센터장이 퇴임 직전 방한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에 후임자를 소개했지만,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일본과 중국 관련 업무를 오래 했다는 점 외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