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靑 '대화'서 '최저임금' 등 현안 등장... 文, 원론 되풀이만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대기업·중견기업 등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2019 기업인과의 대화'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몇 가지 사안에 대해 따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SK)최태원 회장과 (삼성)이재용 부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알려진 것과 달리 반도체시장이 희망적이더라"며 "반도체 투자, 공장 증설 등은 계속될 거라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경제수석이 조금 챙겨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어제(15일) 기업인과 대화 때 나온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후속 조처를 빈틈없이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규모 투자전담반 가동 ▲수소·비메모리반도체 등 신산업분야별 육성방안 수립 추진 ▲규제 샌드박스 사례 대대적 발굴로 조기 성과 창출 지원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주52시간근무제·원전문제 등의 주제에 대해서는 "불편한 주제도 나왔다"고 말했다. 

    ◆ 기업인과 대화에 대한 靑 평가 "과거와 달라졌다"지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기업인과의 대화'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말씀이 끝나면 그때부터 비공개 전환을 해왔는데, 어제는 (기업인) 4명의 질문을 공개했다"며 "앞으로는 대화를 완전히 공개하는 것도 검토하자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날 간담회에서는) 앞부분을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A4용지 20장 정도로 거의 모두 전문을 공개했다"며 "과거 정부에서 대기업 총수들 면담이 있을 경우 사진만 찍었던 데 비해 대조적이었다는 발언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언급은 기업인과 대화가 격의 없게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 문재인 정부가 반시장적이라는 프레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번 인도공장에 와주셨는데,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 달라"고 말하자,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간다"고 확약한 바 있다. 반도체에서 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는 소식에 반색한 것이다.

    ◆ 최저임금, 주52시간 등 기업 민원엔 철저히 선 그어

    김 대변인은 "최저임금과 주52시간근로 등 불편했던 주제도 나왔지만 오히려 공개적 대화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 언론 보도도 담백하게 이뤄진 것 같다는 자체평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정책' '주52시간근무' 등 기업들의 문제제기에는 철저히 말을 아꼈다. 전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과정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 주52시간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한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한다"고 운을 뗐지만, 문 대통령은 이렇다 할 답을 하지 않았다.

    또한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등이 최저임금과 관련한 의견을 내놓았으나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면서도 "(최저임금)차등화는 지역·업종 분류하는 문제 등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많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히는 것으로 넘어갔다. 격의 없이 대화를 주고받았다지만 내용상 철저히 평행선을 달린 셈이다.

    ◆ 野 "기업주도성장 필요…노동시장 개혁에 진지하게 임하라"

    이와 관련,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이제부터라도 기업 활성화를 위해 획기적인 규제 혁파와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임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변인은 "만시지탄이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급속한 근로시간 단축, 반기업 정서를 조장해서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며 "취임 초부터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기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해 전력투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