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백서 “무기용 플루토늄 50kg 확보, 요인암살 특수부대 증설"… '핵 개발' 인정
  • ▲ 국방부가 15일 '2018 국방백서'를 공개했다. 역시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뉴데일리 DB.
    ▲ 국방부가 15일 '2018 국방백서'를 공개했다. 역시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빠졌다. ⓒ뉴데일리 DB.
    국방부는 15일 ‘2018 국방백서’를 발간했다. 예고한 대로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은 빠졌다. 북한과는 지난해 9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합의서’를 주고받았다는 게 이유였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국방백서에 적힌 군사력 현황을 보면, 역시 북한은 적이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군 육군은 총참모부 예하에 10개 정규 군단, 2개 기계화 군단, 91수도방어 군단, 고사포 군당, 11군단(일명 ‘폭풍 군단’이라는 특수부대), 1개 기갑사단, 4개 기계화 보병사단, 1개 포병사단이 있으며, 한국과 미국 등을 공격하는 사이버 전력 68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고 한다.

    북한 육군은 전력의 70%를 전진배치 시켜 놓고 있으며,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서울과 수도권, 300mm 방사포는 충청도 등 중부지역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한다. 122mm와 200mm 견인 방사포는 주로 해안 지역에 집중 배치시켜 놓았다고 한다. 북한이 전방배치 한 장사정포와 방사포 공격은 유사시 수십만 명의 인명을 앗아갈 수 있다.

    국방부는 “북한은 최근 요인암살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했고, 특수부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특수작전군’을 육군이나 해군 같은 별도의 군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20만 명에 달한다는 북한 특수부대는 ‘폭풍군단’이라 부르는 제11군단 외에도 경보병 사단과 여단, 육·해·공군 저격여단, 전방사단에 배속된 경보병 연대 등으로 편성돼 있다. 북한이 기존 특수부대를 놔두고 별도로 ‘암살부대’를 만들었다는 점은 한미 연합군에 대응해 ‘참수작전’ 능력을 갖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 해군은 공기부양정과 고속상륙정 등 특수부대의 대남침투를 도울 수 있는 함정을 250여 척 갖고 있다. 북한은 여기에 특수부대를 태워 한국 후방에 침투시켜 주요 전략시설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 ▲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준비 장면. 북한은 이후로도 계속 핵무기를 개발,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준비 장면. 북한은 이후로도 계속 핵무기를 개발, 생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탄도미사일·핵무기 개발 여전…국방부도 인정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또한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전략로켓사령부를 전략군으로 확대·개편했고, 예하에 9개 미사일 여단을 편성해 운용 중이다. 이는 중국 로켓군이나 러시아 전략미사일군과 비슷한 형태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변 핵시설의 5MWe 원자로에서 추출한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무기용 플루토늄 50kg과 고농축 우라늄(HEU)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핵무기 소형화 또한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고 봤다.

    핵무기를 운반할 탄도미사일 또한 2012년부터는 ‘화성-12형’, ‘화성-14형’, ‘화성-15형’, ‘북극성-2형’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화성’과 ‘북극성’ 미사일의 실증 시험에 착수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2년 전 발간된 2016년 국방백서에선 사거리 5000㎞ 이상으로 평가된 북한 미사일은 대포동(1만㎞ 이상)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2018년 국방백서는 대포동과 화성 계열을 포함해 6종류로 늘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거리 5500㎞ 이상인 ICBM도 5종류로 평가됐다. 

    국방부는 “그러나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제 사격은 하지 않아, 이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의 위협이 점증함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우리의 적 표현은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군은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남북 관계를 고려하면서 북한 대량살상무기 등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정권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하나의 문제임에도 마치 별개의 문제인 것처럼 설명했다.

    암살전문부대 창설, 고속침투용 소형상륙정 확충,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이라는 북한의 위협이 당장 눈에 띰에도 국방부는 이에 직접 대응하는 체계 보강이나 부대 창설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상비병력 감축, 군 복무기간 단축, 남북군사합의 이행, 한미 전작권 조기 전환 등을 강조했다.

    국방부는 또한 국방백서에 ‘군 적폐청산위원회 활동결과’를 특별부록으로 구성해 공개했다.

    ‘2018 국방백서’는 현재 국방부 홈페이지에서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책자는 1월 중 국회, 정부기관, 연구소, 도서관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