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높은 황교안·오세훈·홍준표 출마 유력… 일부 주자, 컷오프 우려 포기할 듯
  • ▲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후보자. 왼쪽부터 정우택 의원,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후보자. 왼쪽부터 정우택 의원,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내달 27일 열릴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났다.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데 이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입당하면서 한국당은 사실상 전당대회 체제로 전환했다.

    전당대회에서는 심재철·정우택·주호영·조경태·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오세훈 전 시장, 황교안 전 총리, 홍준표 전 대표 등 10여 명이 당대표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거론되는 당권 주자 중 일부는 출마를 포기하거나 최고위원 출마로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대표, 누가 나오나? 

    우선 단일지도체제를 고수함에 따라 당대표 출마가 유력해진 인물은 정우택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 황교안 전 총리 정도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출마가 유력하다. 

    정 의원은 지속해서 단일지도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직의 단결 정도가 판세를 좌우하는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당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범보수 대권 주자 선호도조사에서 각각 1, 3위를 달리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도 이번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보통 단일지도체제는 대외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입당 전부터 '집단지도체제가 되면 당권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을 노리는 홍 전 대표 또한 이번 기회를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 대표는 2020년 공천권을 통해 당을 장악하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비교적 순탄하게 대권 주자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당대표 권한이 강한 단일지도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당권을 잡으면 당 조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한국당 지도체제 개편 논의를 촉발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출마 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평가다. 

    출마포기자, 최고위원 출마자 생길 듯 

    당권 후보자 중 일부는 출마를 포기하거나 최고위원 출마로 노선을 변경할 가능성도 커졌다. 득표율대로 4~5명이 지도부로 선출되는 집단지도체제에서는 후보자들이 순위경쟁만 벌이면 돼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유리하다. 

    그러나 단일지도체제에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해 무작정 출마할 수 없다. 당대표를 따로 뽑으면 컷오프(예비경선)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각자 본선 진출 가능성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 보통 본선에는 3~4명 정도가 오르는데 황 전 총리, 오 전 시장, 홍 전 대표 등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다수인 이번 선거의 경우 섣불리 출마를 결정하기 어렵다. 

    컷오프 대상자는 후보 등록 때 낸 기탁금의 50%밖에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안 되면 말고' 식 출마도 쉽지 않다. 애초 대진표에 들어갔던 당대표 후보자들도 이런 지각변동을 인식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당초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려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황 전 총리의 입당 소식에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차기 전당대회와 관련 "대선 주자들이 (당대표 출마) 선수로 뛴다면 경기장 자체가 붕괴될 것이다. 대선 주자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신중히 재고하시길 바란다"는 글을 올리는 등 인지도가 높은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꿩 대신 닭이라도…

    최고위원 경선에 후보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내부에서 무게감 있는 지도부 구성에 대한 여론이 확산될 경우 현재 거론되는 당대표 후보자들이 최고위원 출마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준표 지도부 시절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원외 위원으로 채워져 지도부가 무게감이 없고 우왕좌왕했다"며 "중진들이 꿩 대신 닭이라는 마음으로 최고위에 도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지지기반이 탄탄한 TK(대구·경북)나 PK(부산·경남) 지역 의원 사이에서 최고위원 출마 바람이 일 가능성도 있다. 이들이 당대표 출마자들과 손잡고 최고위원에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원투표로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는 출마자들 간의 보이지 않는 협력관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수도권 출신인 당대표 후보자가 TK나 PK 지역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 지방 조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지역 인사들이 '이번엔 이 사람을 당대표로 밀어주자'는 여론을 형성해 지지하는 식이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선거에 출마했던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이 최고위원을 노린다. 창원에서 3선 시장을 지낸 박완수 의원(경남 창원시 의창구)도 최고위원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