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文정부, 과거 집착… 미래가 안 보인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황 전 총리는 "나라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정권 실정을 저지하고 한국당이 국민에게 더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구직자·청년들까지 누구 하나 살 만하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제가 어렵다. 평화가 왔다는데 오히려 안보를 걱정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 전 총리는 또 "정부가 소통을 앞세우고 있는데 정책불통이 심각하다. 여러 가지 갈등들,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국민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성급한 정책들이 경제·안보·사회 모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고, 국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황 전 총리는 이어 "세계 모든 나라가 미래를 바라보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엔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며 "이제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시원한 답을 드려야 한다. 통합의 정신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누구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계입문 키워드는 '통합'

황 전 총리는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부터 우파 진영으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황 전 총리는 일부 지지자들의 기대와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다 돌연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대통령권한대행에서 물러난 지 1년8개월만이다.
 
황 전 총리의 행보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날 입당식에서도 입증됐다.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서 황 전 총리가 앞세운 코드는 '우파 대통합'이었다. 현재 자유한국당에서는 내달 27일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싸움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사실상 친박 진영의 큰 지지를 등에 업었다는 시선을 의식한 듯 황 전 총리는 '통합'을 수 차례 입에 올렸다.

황 전 총리는 기자들의 계파 관련 질문에 "정치에 첫발을 내딛는 정치신인이다. 출발하면서 계파를 얘기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보며,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이미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께서도 '이제 우리 당에는 계파가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고, 지금은 여당과 싸우는 것이 첫 과제라고 본다. 그것도 바쁜데 무슨 계파 싸움을 할 시간 있겠나. 입당하면 계파와 관계없이 가급적 많은 분들을 만나 소통하고 일할 각오다. 그런 점에서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전 총리는 이어 "통합과 화합의 정신으로 정말 한 마음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저도 우리 당원 여러분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과 민생 파탄을 저지하고 국민이 잘사는 나라 만들기 위해 매진하도록 하겠다"며 "한국당이 국민에게 더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게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전대 출마 여부는 확답 피해, 제2 반기문 우려엔 "초심 유지"

현재 황 전 총리에게 쏠린 가장 큰 관심사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다. 그러나 이날 황 전 총리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관련 질문이 계속 쏟아졌지만 황 전 총리는 "여러 의견들을 듣고 논의한 뒤..."라며 확답을 피했다.

황 전 총리는 "제가 처음 정치에 발을 내딛는 첫자리다. 앞으로 정말 낮은 자세로 제가 함께하고 있는 한국당 당원들과 국회의원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당이 어려운 여건에서 고군분투하는 것 보고 안타까웠다. 당 밖에서 우리 자유우파와 당에 도움될 일이 뭘까, 여러 방안을 찾아서 내가 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이젠 당내에서 함께하기 위해 입당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황 전 총리는 "수십 년의 공직생활, 지지도는 높지만 다소 모호한 스탠스 등으로 인해 자칫 제2의 반기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는 <뉴데일리> 기자의 지적에 "특정 국가원로를 비교 대상으로 삼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다만 초심을 잃지 않고 잘해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인류가 발명한 가장 지혜로운 경제정책이 '시장경제'

황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어떤 점이 가장 잘못됐는지 명확히 말해 달라"는 요청에 '자유시장경제'를 언급했다.

황 전 총리는 "역사적으로 경제를 살리고자 인류가 발명한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 자유시장경제"라며 "이 원리는 시장에서 자원 배분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고, 그로 하여금 시장에서 쌍방 모두가 손해보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이어 "결과적으로 시장경제를 통해 재화가 창출되고 경제가 성장한다. 저는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고 있고, 그게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라 본다. 지금 정부가 고쳐야 될 점은 그 시장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보완할 필요는 있다. 그런데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들리게 하면 그 기능이 안된다. 최저임금·근로시간 문제 등 모두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황 전 총리는 '탄핵책임론'과 관련 "지난 정부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 국가적 시련으로 국민들이 정말 심려를 갖게 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함께 일했던 모든 일과 공무원들이 적폐라는 이름으로 매도당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 지난 정부의 모든 것이 국정농단이라는 말로 재단되는 것은 옳은 평가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