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선 금기시… 당 내부선 '자금 갖고 도망쳤다'는 헛소문까지 돌아"
  • ▲ 태영호 前공사. ⓒ뉴데일리 DB.
    ▲ 태영호 前공사. ⓒ뉴데일리 DB.
    최근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당 간부들이 현지인들에게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근황을 묻는 일이 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김정은의 지시로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 보니 중국에서 정보를 얻으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한 중국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말 평양에서 온 노동당 고위간부를 만났는데, 대화 도중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공사의 근황을 물어봐 놀랐다”고 전했다. 당시 소식통과 북한 고위간부는 무역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북한 고위간부가 탈북하거나 남한으로 망명한 사람의 근황을 물어본 것은 처음”이라며 “그 간부는 중국사람들이 언제든 남한을 방문할 수 있는 만큼 태 전 공사의 근황을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소식통은 북한 고위간부에게 여기저기서 들은 태 전 공사의 근황을 전해줬다고 한다.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북한 고위간부에게 “북한 당국은 태 전 공사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북한 고위간부는 “노동당 중앙에서는 태 전 공사가 당의 자금을 많이 가지고 도망쳤다고 하지만 대사관 공사가 당의 자금을 취급할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도 다 안다”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또 다른 중국 소식통은 “얼마 전에 만난 북한 무역기관 간부가 태 전 공사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 북한 간부가 북한산 광물을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사람으로, 베이징에 자주 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가 정말 태 전 공사 근황이 궁금했는지, 아니면 그의 망명을 비난하려 한 것인지 정확한 의도는 모른다”며 “다만 북한 노동당 중앙에서는 태 전 공사 망명 사실을 쉬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서도 고위층인 태 전 공사가 한국으로 망명했고,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주민들은 물론 노동당 간부들까지 충격을 받을 것이고, 동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