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대신 '~님' '~쌤'으로 통일하자" 서울교육청 방침에 "어디까지 가자는 거냐" 비판
  • ▲ 여명 서울시 자유한국당 의원.ⓒ여명 시의원 제공
    ▲ 여명 서울시 자유한국당 의원.ⓒ여명 시의원 제공

    서울시교육청이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구성원 간 호칭을 '~님'이나 '~쌤' 등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심각한 교권추락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명 서울시 자유한국당 의원은 10일 논평을 내고 "가뜩이나 교권 추락으로 교사들의 학생에 대한 학습지도권이 상당부분 무너진 상황인데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주는 최소한의 권위마저 사라진다면 대체 우리 공교육은 어디까지 무너져야 하는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조쌤, 수평 조직문화가 좋다면..."

    여론이 예상 외로 거칠자 교육청은 슬그머니 '학생은 포함하지 않는다'는 해명자료를 내며 이를 번복했다. 여 의원은 "조쌤(조희연 교육감)의 많은 정책들이 이런 식이다. 그렇게도 수평적이고 민주적 조직문화가 좋다면 교육감부터 월급을 9급 공무원과 통일하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 교육감 본인부터 청사 내에서 그런 호칭으로 불리길 원한다니 본 의원도 조 교육감을 맞닥뜨릴 때마다 '희연님, 조직개편 잘돼가는지요?', 혹은 '조쌤께 질의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가만히 보면 조 교육감은 혁신·평등·자율이란 용어를 기계적으로 강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희연 "수직적 문화 타파" 차원이라지만...

    앞서 8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이 수직적이고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를 타파하고자 호칭·복장 등을 변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추진했다. 본청과 산하기관, 일선학교 등 모든 기관에서 구성원 간 호칭을 통일하고 여름철에는 반바지나 샌들을 신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동료교사 간 호칭 통일을 넘어 학생들조차 교사를 부를 때 이런 호칭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교육감이 일선학교 교사들의 호칭이나 옷차림은 물론 회의 스타일까지 강제하려 드느냐"는 반발도 쏟아졌다. 파장이 일자 시교육청은 9일 "학교에서 사제 간 호칭은 사라지지 않는다. 선생님과 학생 관계까지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 의원은 "조직 내에서 직책으로 사람을 부르는 것은 대단한 의전이나 위계를 위해서라기보다 업무의 효율과 책임을 위해서"라며 "조직 내에서의 직책명은 맡은 업무를 최소단위로 알려주며 어느 수준에서 책임을 지고 있는지 파악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언론 좋아할만한 이벤트성 정책 남발

    여 의원은 또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직책명이나 사업명이 유별나게 형이상학적이다. 교육청 공무원들도 서로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사업을 하는지 모를 지경인데 직급 표기마저 없으면 어쩌려고 하나"라고 반문, "일선학교의 교권추락은 말할 것도 없다. 오죽하면 매맞는 교사가 심심찮게 뉴스에 보도되겠나"라고 추궁했다.

    여 의원은 "교육적으로 무의미하며 현실적이지도, 본질적인 것도 아니면서 언론이 좋아할 이벤트성 정책을 고민 없이 남발하니, 일부에서 조 교육감을 '정치감'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시교육청과 학교의 진짜 혁신은 교육감이 간섭을 덜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것이며 교육감이 서울교육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일선학교 교사들에게 교육사업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게 진정한 교육혁신"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