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캠 특보' 확인 요청 전날 '나무위키 활동기록' 삭제… 선관위원 청문회 파행
  • ▲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들의 말을 듣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9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들의 말을 듣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 활동 흔적을 지우려 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이 9일 제기됐다.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 정치 편향 논란에 따른 야당의 집단 불참으로 오전 일정이 파행됐다.

    조 후보자 정치편향 논란은 지난해 발간된 민주당 대선 백서에 문재인 후보 캠프의 공명선거 특보로 이름이 올랐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이에 민주당은 단순 행정 착오로 이름이 올라갔으며 조 후보자가 캠프 활동 경력이 없다는 확인서를 지난해 12월12일 발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조해주 후보자가 '나무위키'에서 공명선거특보 활동 흔적 지우기를 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 의원은 "조 후보자의 해명자료에는 '특보 활동 사실 확인 여부를 11월29일에 민주당에 요청했고, 그 확인서를 12월12일에 받았다'고 했는데, 나무위키 내용이 수정된 28일은 민주당으로부터 그 여부가 확인이 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민주당으로부터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해주'라는 이름이 누구인지에 대한 확인 절차 없이 삭제된 것"이라고 밝혔다.

    권은희 "민주당, 흔적 지우기 의혹 해명해야"

    또 권 의원은 조 후보자가 선관위원 내정자로 발표되기 하루 전날인 12일 민주당이 조 후보자에게 확인서를 발급한 것은 마지막 의혹 가능성을 덮기 위해 급조된 것이라고 의심했다.

  • ▲ 나무위키 수정 내역
    ▲ 나무위키 수정 내역

    권 의원은 "민주당과 조 후보가 언론에서 밝힌 해명은 기본적으로 백서에 기재된 경위를 전혀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조 후보자가 캠프와 아무 관련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 이름이 명단에 올랐겠나. 조 후보자와 민주당은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솔직하게 내놔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드러나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에 대한 방어 논리를 펼쳤다. 야당에서 문제 제기한 선거관리위원회법 9조는 선관위원 임명 후에만 적용되는 조항이라는 것. 권미혁 의원은 "이 조항은 위원 해임 사유지 결격사유가 아니다"라며 "법에 위원 결격사유에 대한 규정은 없다"라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과거 한국당 부설 여의도연구원 이사, 한국당 당원 경력을 가진 김용호 전 위원이나 같은 당 윤리위원 이력이 있었던 최윤희 전 위원도 2014년 당시 임명된 전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추가로 드러났다. 이채익 의원실에 따르면 조 후보는 1993년 2월 음주운전이 적발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만 원을 냈고, 조 후보자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중앙선관위가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의 염려를 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선관위의 중립성ㆍ공정성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文대통령, 지명 철회하라"

    한국당 김영우 의원 등 행안위 소속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은 자신의 캠프 특보 출신 조해주의 선관위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대통령 결단 이전에라도 조 후보자는 정치에 관여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선관위원 후보자의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이 30여 년을 선거 관리 업무에 종사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우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 선거운동 백서라는 책은 많은 사람들이 감수에 감수를 한 결과 발행되는 책"이라며 "조해주란 이름이 (백서에) 실수로 올라갔을 리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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