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8일에 맞춰 초청…회담 1시간 뒤 만찬 4시간, 김정은 9일 아침 산업시찰, 시 주석 부부와 오찬
  • ▲ 건배하는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18년 6월 때 사진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건배하는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18년 6월 때 사진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일 방중한 김정은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접이 극진하다는 보도다. 생일에 맞춰 초정해 4시간에 걸친 환영만찬을 베푸는 등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했을 때와는 많이 다르다. 2차 미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어서 그 속내가 궁금하다. 

    김정은 일행이 베이징에 도착한 시간은 8일 오전 10시45분(이하 현지시간). 베이징역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이 직접 마중 나왔다. 김정은 일행이 타고 온 21량짜리 녹색 특별열차에서 내려진 대형 벤츠 세단은 곧 베이징 중심가를 달렸다. 김정은 내외가 탄 것으로 보이는 세단을 중국 공안의 사이드카가 엄중 경호하는 가운데 버스, 세단 등 30여 대의 차량이 뒤따랐다.

    영빈관인 ‘댜오위타이()’에 도착한 김정은은 18호 건물에 여장을 푼 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인민대회당으로 향했다. 김정은은 4시30분부터 1시간 정도 시진핑과 회담을 가졌다. 오후 6시 리설주가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시간에 맞춰 환영만찬을 시작했다. 만찬에는 한자리에 모이기 어렵다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들, 당 정치국 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사실 시진핑이 차려준 김정은 생일 축하 파티였다. 만찬은 무려 4시간 동안 이어졌다.

    김정은의 9일 일정 또한 여유로웠다. 오전 9시부터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퉁런탕’이라는 생약 제조업체를 시찰했다. 김정은이 도착하기 전 공안 수백여 명이 회사를 둘러싸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김정은은 30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시찰한 뒤 다시 숙소인 ‘댜오위타이 18호’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날 오찬은 시진핑 주석 내외와 함께했다고 한다.

    지난해 방중 때도 김정은이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고는 하나, 그때와 국제정세가 다른 지금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더 후한 대접을 해주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이 김정은을 초청할 때 8일로 꼭 집어 부른 점, 환영만찬에 이어 정상 간 부부 동반 오찬까지 이어가며 극진하게 대접하는 모습은 낯설다. 올해가 中北 수교 70주년이라고는 하나 그동안 중국의 태도에 비추어보면 어색하기까지 하다.

    언론은 김정은의 방중 일정을 보도하며 “김정은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확인하려 기업체를 시찰했다”거나 “김정은이 북한 약초산업 현대화 의지를 드러낸 것” 등의 해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이 베푸는 호의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지난 8일 1시간 동안 가졌던 회담에서 중국이 모종의 제안을 했고고, 김정은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의 제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국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 조치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