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북역사학자협의회에 연구 용역…기자가 묻자 "자금 집행계획 없다" 딴소리
  • ▲ 녹둔도의 위치. 두만강 하구에 있는 섬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주인이 바뀌었다. ⓒ나무위키 공개사진.
    ▲ 녹둔도의 위치. 두만강 하구에 있는 섬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의해 주인이 바뀌었다. ⓒ나무위키 공개사진.
    러시아 땅 ‘녹둔도’와 함경북도 나진 일대에 남·북·러시아 공동으로 이순신 장군 유적지를 만들자는 내용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남북역사학자협의회가 내놨다. ‘녹둔도’와 나진 지역은 이순신 장군이 여진족을 방어했던 곳으로 첫 백의종군을 한 곳이기도 하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통일부의 의뢰로 2018년 5월부터 6개월 동안 ‘나진-녹둔도 이순신 유적 남·북·러 공동조사 방안 연구’를 실시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 문헌상으로만 남아있는 이순신 장군의 북방활동의 흔적과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류, 놋쇠, 건물터, 토성 등이 녹둔도와 나진 일대에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녹둔도와 나진 일대를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조사해 역사유적지로 조성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유적지 조성에 필요한 비용은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기금과 이순신 장군 유적에 관심이 있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충당하자고 제안했다. 협의회 측은 “지난해 11월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와 논의한 결과 그들도 (이순신 장군을)‘나라와 민족을 구한 영웅’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이제 막 연구보고서가 나온 상태로, 사업이 진행되려면 아직 여러 단계의 의사결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이순신 장군 유적지 조성은 연구팀의 의견일 뿐 통일부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금 집행 또한 아직 계획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협의회 측이 이순신 장군 유적지로 조성하자고 제안한 녹둔도는 두만강 하구의 섬이다. 조선시대까지는 우리 땅이었으나 1860년 러시아 땅으로 편입됐다. 이순신 장군이 무과에 급제해 마흔 살이 넘어 배치됐을 당시에는 여진족의 공격으로 매우 위험한 곳이었다. 1587년 9월에는 여진족의 습격으로 병사 11명이 죽고, 160여 명이 포로로 붙잡혀 가기도 했다. 말 15필도 빼앗겼다. 이때 조산보 만호 겸 녹도 둔전사이던 이순신 장군은 상급자가 패전 책임을 미루는 바람에 투옥됐다 백의종군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