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연 "부부 같은 베토벤 음악, 숭고함 전하고 싶어"

신성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1.14 06:24:34

"베토벤을 연주하면서 제가 찾은 키워드는 숭고함이에요. 현대에 와서 숭고함의 의미를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요. 베토벤은 숭고한 아름다움을 붙들었던 작곡가였어요. 저도 음악을 통해 그가 추구한 예술정신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어요."

피아니스트 최희연 교수(51·서울대 음대)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8번, 26번, 27번, 30번' 앨범이 세계적인 클래식 명가 데카(DECCA) 레이블을 통해 8일 발매됐다.

최희연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녹음 당시 제 심정을 표현하는 노래이자 선언문과도 같은 작품들"이라며 "베토벤이 온 인류를 위한 소망을 담고 작곡한 것처럼 이 음반이 그 소망을 나누는 도구가 되길 희망해요"라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의 텔덱(Teldex)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이번 앨범은 그래미상을 6회 수상한 프로듀서 마틴 사우어와 베를린 필하모니홀의 전속 조율사인 토마스 휩쉬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최희연은 "사우어 프로듀서는 귀가 너무 좋으신 분이에요. 제가 연주하는 소리뿐만 아니라 표현하려고 했던 부분, 내면의 소리까지 듣고 끌어내주셨죠. 음악에 대한 관점과 아이디어가 잘 맞아 정말 행복하게 작업했어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앨범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8번, 26번, 27번, 30번 총 4개의 작품이 수록됐다. 26번 작품번호 81a '고별'은 베토벤의 32개의 소나타 중 유일하게 자신이 직접 표제를 붙였다. 27번과 30번은 베토벤이 청력이 완전히 상실했을 때 만든 곡이다.

"명곡들이 워낙 많다 보니 어떤 곡을 앨범에 담을지 선택하기 쉽지 않았어요. 저의 목소리와 맞는 곡을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고민했어요. 음악의 조성 관계, 작품과 작품의 연관성 등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 4곡을 골랐어요."

6세에 인천시향과 협연으로 데뷔한 피아니스트 최희연은 31세의 나이인 1999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공개오디션을 통해 교수로 임용됐다. 최근에는 프랑스 오를레앙 국제콩쿨의 심사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베토벤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에 걸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연주회를 열었다. 2010년 '베토벤의 밤'에 이어 2011~2012년 바이올리니스트 이미경과 함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했다.

"오랜시간 베토벤을 공부하고 연주하다 보니 그의 음악과 저의 관계가 마치 부부 같아요. 사랑에 빠졌다가 익숙해지면서 지겨워지고 미워지는 시점이 와요. 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면 베토벤 음악과 제가 한 몸이 된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한편, 최희연은 오는 3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5년 만에 베토벤 소나타만으로 연주회를 꾸민다. 공연 제목은 '피아니스트 최희연의 베토벤 아벤트(Beethoven Abend)'다.

앨범에 수록된 제26번 '고별'을 비롯해 제27번, 제30번 소나타 3곡과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제8번 '비창' 소나타를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비창' 소나타는 앨범 작업 당시 녹음까지 진행했으나 시간 관계상 수록하지 못했다.

[사진=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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