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인터뷰 "요트·와인 등 조달… 밀수 루트 개척하며 유럽 금고지기 역할"
  • ▲ 지난해 11월 초순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조성길 北대사 대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11월 초순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조성길 北대사 대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영호 前영국 주재 北대사관 공사가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조성길 北대사 대리에 대한 이야기를 풀었다. 태영호 前공사는 지난 3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조성길 대사 대리가 매우 부유하며, 그의 장인도 김씨 일가의 신임을 받던 외교관이었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前공사는 김씨 일가의 사치품 조달국 가운데 하나가 이탈리아라며 “조 대사 대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탈리아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밀수 루트 개척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태 前공사는 “조성길은 김정은에게 요트·와인 등 사치품을 공급하는 담당자들을 총괄하는 위치”라며 “조 대사 대리는 김정은의 사치 생활에 대한 정보와 루트를 매우 자세히 알고 있는, 사실상 유럽 쪽 금고지기이자 사치품 밀수 조달자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조 대사 대리를 통해 김정은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태 前공사는 또한 “조 대사 대리가 최고위층까지는 아니지만 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부유하고, 가문도 좋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 대리의 부친도 전직 대사였고, 장인은 이미 사망한 이도섭 前태국 주재 北대사로 김일성·김정일 시대 외무성 의전국장을 맡았던 고위급 외교관 출신이라고 한다.

    조 대사 대리의 부인은 평양 의대를 졸업했다고 한다. 조 대사 대리 가족은 평양에서도 가장 좋다는, 고려호텔 앞 아파트에 살았다고 한다. 태 前공사는 “조 대사 대리를 마지막으로 본 게 2013년”이라며 “김정은은 전문 외교관에게는 그렇게 돈을 바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대사 대리가 상납자금 때문에 망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한편 美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조성길 대사 대리가 망명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이탈리아 외무부는 북한 측으로부터 “조성길 대사 대리는 북한 외교관으로써 이탈리아 주재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은 외교관 지위가 아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