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수 前국정원 차장… '블랙리스트' 유죄 '불법사찰' 무죄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인식했을 것… 불법사찰 혐의는 공모관계 인정 어려워" 1심 판결

최재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1.03 16:39:42
▲ 지난해 4월3일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수(51) 전 국정원 2차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공직자 불법사찰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김연학 부장판사)는 3일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차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전 차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 성향의 문화예술인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 성향을 띈다는 이유만으로 공적 기금을 제한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국정원 직원들이 배제 대상자 선정 등의 업무를 중단할 것을 건의했지만 피고인의 지시로 계속 수행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권남용에 대한 인식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공모해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사찰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공모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우 전 수석은 공직자에 대한 불법사찰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나 피고인과 우 전 수석 사이의 친분을 보면, 이석수 사찰 사실을 알고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든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만으로는 공범 관계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전 차장은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 전 차장은 선고가 끝난 뒤 '블랙리스트 작성 개입' 혐의가 유죄로 판결난 것에 대해 “제가 부임하기 전부터 직원들이 수행해 온 업무이고 재판부 판단과는 달리 제가 중단 건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다시 받아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우병우 전 수석이 이날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것에 대해선 “모든 재판 절차가 종결되면 그때가서 말씀드리는 게 도리일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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