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전시
  • 작품 '이터널 핵사곤' 앞에선 채은미 작가 ⓒ 뉴데일리 정상윤
    ▲ 작품 '이터널 핵사곤' 앞에선 채은미 작가 ⓒ 뉴데일리 정상윤
    "시시때때로 마음이 흔들리는 현실속에서도 예술 본질의 숭고함은 황금빛으로 되살아난다. 작품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채은미 작가의 작품이 그렇다. 이미지로 보여지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워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채은미 작가의 개인전 'Eternal Reflection(이터널 리플렉션)'이 지난달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20여년 전 일본 유학 시절 순금 금박에 깊이 매료됐다는 채은미 작가는 금과 자개를 주재료로 사용해 독창적인 기법으로 간결하고 세련된 현대적 조형성을 보여준다.

  • Eternal Chrome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136x93.5x10cm 2018 ⓒ 뉴데일리 정상윤
    ▲ Eternal Chrome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136x93.5x10cm 2018 ⓒ 뉴데일리 정상윤
    큰 이미지 속에서 세부적인 이미지로 반복되는 무한한 이미지를 빛과 공간, 오목한 형태의 큐브를 취해 반사되는 금빛이 일렁이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끊임없는 반복의 정진으로 탄생한 빛의 연속성으로 무한 반복한다는 점에서 '이터널 리플렉션'이라는 전시 제목이 붙었다.

    섬세한 자개 파편은 감각적 충돌을 끊임없이 확장시켜 다양한 이미지를 생산한다. 작품의 대표적인 빛의 골드는 또 다른 변화로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과 철학이 닮아 있다.
  • Eternal Hexagon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187.5x210cm 2018 ⓒ 뉴데일리 정상윤
    ▲ Eternal Hexagon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187.5x210cm 2018 ⓒ 뉴데일리 정상윤
    전시장 1층의 작품은 밀도와 디테일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눈으로 보여지는 각도에 따라 주변과 보는 이에게 반영돼는 이미지가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작품의 컬러와 형태에서 느껴지는 깊이는 그동안 인내한 수십년 작업의 흔적들에서 나온 것이다. 

    2층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이터널 하트' 시리즈는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인류에게 남긴 사랑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이어 보이는 나비시리즈는 정교함을 넘어 금빛 큐브와 자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작가의 시그니처 스타일의 아우라를 만날 수 있다. 

    채은미 작가는 지난해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마나라 알 사디앗(Manarat Al Saadiyat)'에서 개최된 '아부다비 아트 2018'에 참가해 컬렉터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영상작품이 완판됐다. 

    선화랑에서 진행되는 개인전은 오는 12일까지 계속된다.
  • Eternal Heart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31x38x7cm 2018 ⓒ채은미
    ▲ Eternal Heart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31x38x7cm 2018 ⓒ채은미
  • Eternal Sunshine_gold leaf gold plated injection model mother of pearl on farbfilm painting 2m10x2m10x7cm 2018 ⓒ 채은미
    ▲ Eternal Sunshine_gold leaf gold plated injection model mother of pearl on farbfilm painting 2m10x2m10x7cm 2018 ⓒ 채은미
  • Eternal Love ⓒ 채은미
    ▲ Eternal Love ⓒ 채은미
  • Eternal Love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51.2x51.2cm 2018 ⓒ 채은미
    ▲ Eternal Love_Wood panel, aluminum panel on injection model, farbfilm gold leaf 51.2x51.2cm 2018 ⓒ 채은미
    이터널 리플렉션(Eternal Reflection) 작가노트

    나의 작업에 있어 금은 변하지 않는 영원성을 의미한다.

    무한한 공간 속에서 빛은 살아있는 생명이며 영원불변의 진리를 뜻한다. 그 생명 속에 색은 에너지다. 변하지 않는 가치는 고귀하고 우아하며 ‘금빛’이 주는 평온함과 따뜻하고, 유연한 에너지는 우주의 생명을 소생시킨다. 모든 불순물을 고통스럽게 태워내고 오직 순수한 물성으로 견고하게 절제된 형식으로 침묵하는 '금빛'은 더욱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탄생 된다. 천연 자개에서 품어져 나오는 빛은 생살을 드러낸 채 모래에 수없이 쓰라린 상처를 견뎌내고서야 비로소 만들어진 아름다운 흔적들이다. 빛은 어둠에서 밝은 곳으로 나아오고 빛의 공간은 무한하게 끝없이 움직이고 확장되어 부분과 전체가 하나가 되어 영원한 생명의 시간 속으로 이끈다.

    큐브가 반사되면서 서로 주고받는 빛의 영향으로 또 다른 공간과 이미지가 끊임없이 생성된다.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나 어떻게 서로를 비춰주고 조력하고 어떤 모습으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확장되어 성장하는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새로운 도전

    다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리플렉션은 나의 일생에 걸친 세상과의 호환작업이다. 가장 논쟁적이고 독창적인 사상가중 한 사람인 허버트 마셜 매클루언(Herbert Marshall McLuhan 1911-1980)은 아이폰이나 갤럭시등 미래통신수단을 몰랐지만 이를 통틀어 다른 미디어와 과거의 기술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들 자신의 신체, 우리의 신체적 감각 그리고 우리의 심리적 균형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설명했다. 정확히 이 지점에서 나의 리플렉션이 추구하는 심리적 팽창성이 맞닿아 있다. 

    골드큐브와 바탕의 color 또는 이미지가 서로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리플렉션은 앵글에 관계없이 신체적 감각의 충돌을 야기한다. 섬세한 자개파편이 주는 아련함은 그 충돌을 확장시킨다. 그 전체 몸뚱이를 부여안고 있는 측면골드는 무한한 셰도우속에서 바깥으로 팽창을 계속한다. 골드큐브와 측면을 감싸는 골드는 무한 반복하는 영속성을 가진다. 작업을 하다 밤에 문득 바라본 골드큐브는 무한 반복되고 있었다. ‘이터널 리플렉션(Eternal Reflection)’은 이렇게 탄생했다. 아니 탄생하고 있다. 골드큐브 리플렉션은 나의 작업실에서 갤러리에서도 그리고 보는이의 감각기관을 통해 뇌속 시냅스를 통해서 영원히 리플렉션이 계속되고 있다.

    물질적 한계 벗어나고파
     
    이번 개인전 ‘이터널 리플렉션’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골드큐브의 물질적 한계성을 감각의 리플렉션으로 극복하고자 함이지만 컬러를 통해서 신체적 감각사이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 나의 이전 개인전에 비해서 컬러가 다양해 진 것은 컬러와 골드와의 상징성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개인적 노력의 일환이다. 메클루언에 의하면 미디어가 서로 결합하면 그것의 형식과 사용이 모두 변한다. 마찬가지로 규모, 속도, 그리고 사람의 노력도 변한다. ‘이터널 리플렉션’은 이런 변화된 미디어의 총합인 셈이다. 리플렉션을 통해서 끝없이 팽창하기 때문이다. 어느 앵글에서 보아도 같은 이미지는 없다. 빛이 어떤 식으로 달라져도 다른 이미지가 생성된다. 이미지는 끝없이 완성되고 해체되어 팽창한다. 그것은 내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도 팽창한다. 마치 빅뱅으로 우주 전체가 블랙홀에 함몰되어 있을 때도 그 블랙이 리플렉션되는 순간은 시냅스를 통해 뉴론의 축색돌기에 저장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혹시 나의 ‘이터널 리플렉션’을 소장하게 되면 밤에 모든 불을 끄고 작품을 한번 보길 권한다. 

    진실은 암흑속의 리플렉션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나비.
    날개가 부러지고 찢겨 날 수 없는 상처받은 나비의 몸에
    홀연히 씨앗 하나가 몸에 심겨졌다.
    나비의 몸에 잎이 나고 열매가 맺어지고 
    아픔과 고통, 상처는 빛으로 치유되어 
    어느덧 온 몸에 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날개는 우아한 향기를 내며 드디어 날기 시작했다
    나비는 그렇게 지각의 향기를 내뿜으며 날아갔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이터널 하트’
    나의 이번 개인전 ‘이터널 리플렉션’에서는 ‘이터널 하트’ 시리즈도 선보인다. 힘찬 박동을 골드큐브의 리플렉션에 실었다. 미각은 혀가 사물에 직접 닿을 때에만 달고, 시고, 쓰고 짠맛을 구별할 수 있지만 눈은 엄청난 거리 바깥에 있는 다양한 자극을 수용할 수 있다. 게다가 시각은 주관적 감각을 포함한다. 우리의 감각과 지각 중 하트만큼 주관적이고 감각적이면서 모든 시냅스의 회로에 기록된 기관이 있을까. 하트는 우리의 모든 것이다. 감각이 팽창해서 우주 어딘가에서 멈춘다면 그곳에는 하트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주관적 하트를 젊은 감각으로 투영하고 싶었다. 예쁜 신체적 하트를 여러분의 아픈 감정을 결속시켜서 새로운 감각의 세계로 끌고 나오고 싶었다.
    아름답고 아프게...

    새로운 도약
    개인전 ‘이터널 리플렉션’이 나의 개인 인생에서 그리고 나의 작품세계에서 새로운 도약점이 되길 빌어본다.
    인생도 길고 예술도 길다.

    Atist 채은미 작가
  • 동경예술대 유학 시절 순금 금박에 매료된 채은미 작가는 금과 자개를 새롭게 수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으로 간결하면서도 현대적인 작품을 탄생시키는 작가입니다.

    작가는 금박과 자개를 이용해 금색 큐브를 연속적인 형태로 금빛의 시각적인 울림으로 공간을 채워나갑니다. 순금 금박을 입은 강렬한 색면들은 다양한 각도로 반사되어 금빛으로 일렁이며, 작품을 둘러싼 공간의 분위기를 고조시켜줍니다. 여러 겹의 금박과 큐브를 무수히 반복하여 덧붙이는 작가의 작업은 수도자의 오랜 수행과정을 닮아 있습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 ‘이터널 리플렉션’(Eternal Reflection)의 작품들에 대해 “골드 큐브와 바탕의 이미지가 서로 충돌하면서 만들어내는 리플렉션은 앵글과 관계없이 신체적 감각의 충돌을 일으키며, 섬세한 자개 파편이 주는 아련함은 그 충돌을 확장한다. 그 작품 전체를 부여안고 있는 측면골드는 무한한 섀도우 속에서 바깥으로 팽창을 계속해 나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작가의 말대로 끝없이 반복되는 금빛 큐브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반복되는 이미지 속에서도 빛과 각도에 따라 큐브 하나하나, 또는 여러 개의 큐브가 전달하는 리플렉션이 계속해서 더해지며 그 속에 깊이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마치 관객의 내적 감각이 끝없이 변화하며, 외부 세계에서는 동일한 작품을 각자의 내면에서 반복적으로 셰이핑하여 각자에게 색다른 감각적 의미가 전달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번 개인전은 작품의 형태와 각도, 컬러의 변화, 더욱더 변모한 작품의 확장과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홍콩, 중국, 싱가포르, 일본, 뉴욕, 유럽, 두바이, 아랍 최근에는 아부다비까지 전 세계적으로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에너지 넘치는 작품에 매진하며 선보이고 있는 채은미 작가의 새로운 도약을 함께 즐겨보기 바란다. 

    선화랑 원혜경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