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주장 사실여부 확인 않고 "민간사찰 없는 것 확인" 딴소리… 한국당, 특검 요구
  •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운영위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 및 김태우 특감반원 폭로에 대한 현안보고를 위해 소집됐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참석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운영위는 청와대 특별감찰반 민간인 사찰 의혹 및 김태우 특감반원 폭로에 대한 현안보고를 위해 소집됐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31일 국회에서 한 발언들과 관련, 김태우 전 수사관과 여당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김 전 수사관은 "조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여당은 "선방했다"고 자축했다. 

    김 전 수사관은 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6개월간 근무하면서 (상부로부터) 경고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승진하려던 것으로 하루 정도 주의 받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조국 민정수석의 해명을 정면으로 뒤엎는 반박이다.

    조 수석은 지난해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2017년 7월 김태우 수사관이 정치인이나 민간인 문제에 첩보를 접수했던 게 사실로 확인됐고, 그 이후 이인걸 특감반장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절대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그 사건 이후 1년 동안엔 특별한 문제없이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국 수석은 외교부 고위직 감찰 건과 관련해서도 "외교부 공무원이건 다른 고위 공무원이건 사생활을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적이 없다"며 "비위 첩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생활이 나왔는데 징계 요청을 하지 않았다. 별건 감찰을 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전 수사관은 조 수석의 이러한 주장이 거짓이라고 맞섰다. 그는 "분석보고서를 내라고 해서 휴대전화 대화 수년치를 엑셀로 한 줄씩 봐가며 살폈다. 그 과정에서 사생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분석 보고서를 냈더니 '조사하라'고 해서 자료까지 받은 것이 왜 별건 조사가 아니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태우 재반박엔 무반응

    조 수석의 해명 직후 김태우 전 수사관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재차 폭로에 나서자, 자유한국당은 특검 카드까지 꺼낸 반면 정부·더불어민주당은 "조국이 한국당을 상대로 선방했다"는 평을 내놨다. 특히 주목되는 사실은 김태우 전 수사관의 "조국 거짓말" 폭로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엊그제 15시간 동안 국회 운영위를 열어 한국당이 민간인 사찰이라 주장하는 '김태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쳤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인 사찰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다. 이를 정쟁으로 악용하는 한국당은 김태우에 대한 미련을 버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태우 전 수사관의 반박·재폭로와 상관없이 청와대의 해명에 힘을 실은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특검과 국정조사를 하자고 우기고 있다. 정쟁과 비방 대신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이며 해당 건에 대한 언급을 마무리지었다.

    여당이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건에 매듭을 짓고자 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한국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회의에서 "핵심 증인이 불출석했고 청와대는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이를 '정치공세'라고 규정하는 등 오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정치공세? 특검 반드시 갈 것"

    나 원내대표는 "한 언론에서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5%가 이번 사태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청와대가 사건을 '정치공세'라고 하는 것은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을 지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론을 등에 업고 반드시 특검에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집권여당의 편향성을 질타했다. 그는 "31일 운영위 위원장을 맡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중립과 공정성을 벗어던지고 (중재를 빌미로) 노골적으로 조국 수석을 응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그러나 사실상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은 여야 합의없이 성사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태우 전 수사관의 재반박 및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폭로 등으로 한국당이 추가 자료를 찾아내 당분간 폭로 정국을 이어가지 않을까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