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조국˙임종석에 사실상 면죄부…'사찰' 실체 흐지부지 끝나
  •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데일리 이종현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데일리 이종현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한 팀워크로 조국을 엄호했고,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은 허술한 질문들로 조국에게 놀이터를 마련해줬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및 비위 의혹과 관련, 31일 소집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조국 민정수석과 청와대에게 면죄부를 부여한 꼴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김용균법'을 내주면서까지 조 수석의 국회 출석을 얻어냈지만, 그 뿐이었다. 운영위원회 내내, '준비 부실'과 '전략 실종'과 '능력 부재'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조 수석이 '김태우 이슈'를 청와대 구미에 맞게 개념 정리하며 회의가 시작됐다. 조 수석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김태우 수사관의 비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했다. 그는 "비위행위자의 일방적 허위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정치쟁점화됐다"고 강조했다. 김 수사관의 단순한 개인 일탈 가지고 정치들 하지 말란 얘기였다. 

    나경원, 질의 전 의사진행발언 등으로 집중력 잃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김 수사관을 '공익제보자'라 칭하며 반전을 시도했다. 역부족이었고 턱 없었다. 질문은 매번 튕겨져 나왔고, 튕겨 나오면 그걸로 끝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탈탈 털어서 나온 것이 260만원 상당의 골프 쳤다는 것밖에 없다"며 "전부 거짓말이라면서 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지 못하느냐"고 비판했다. 수위를 따질 수준도 안 되는 비판이었다. 

    질의에 앞선 나 원내대표의 '다양한 지적' 자체가, 자신의 논점을 흐리는 것이었다. 그는 약 1시간 동안 민정수석 산하 4개 비서관의 불출석, 운영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편파 진행,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와 대비되는 위선 행위 등을 지적했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의 답변이 차라리 간결했고 강력했다. 

    물러서면서도 명분 잃지 않은 임-조 커플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고, 물러서면서도 명분을 확보했다. 임 실장은 “저희가 심각하게 본 것은 김 수사관이 자신과 유착관계에 있는 건설업자가 뇌물수수로 조사받고 있는 시점에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가서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의 관심 사건인 것처럼 위장해 이 사건에 개입하려 했던 것”이라며 “어떻게 이게 비리 혐의자가 아니고 공익 제보자인가”라고 반박했다. 

    조 수석도 앞서 '현안보고'의 형식을 통해 "전 정부와 다르게 민간인 사찰이나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았다"며 "특감반 소속 행정요원이 미확인 첩보를 수색한 경우 폐기하거나 관련 법에 따라 관련 부처로 전달했다. 김 수사관은 징계 처분이 확실시되자 비위를 감추고자 농단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청와대가 우윤근 러시아 대사 및 이강래 도로교통공사 사장 건에 대해서도 일관적으로 묵인하고 있다며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어떻게 답변하겠느냐"고 물었다. 임 실장은 "언제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어떻게 답변하겠느냐" 물으면 "네,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정도의 답변이나 얻을 수 있을 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팀플레이와 집중력은 인상적일 정도였다. 김 수사관의 확인되지 않은 폭로를 언론들이 앞다퉈 재생산해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있으며 야당은 정치 공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한목소리이되, 각자의 역할이 정해진 듯, 다양한 질문으로 임 실장과 조 수석을 엄호했다. 

    박지원 "나경원의 첫 질문 한방이 없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은 의사진행, 자료제출 발언은 묶어서 한 사람의 위원이 가급적 질문을 하고 본격적으로 큰 사건을 터트려 주목을 이끌어야 하는데 나경원 대표의 첫 질문은 한방이 없다"며 "아젠다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러다간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회 운영위 오전 질의에 대해 "한국당의 전략미스"라고 폄하했다. 박 의원은 반면 "여당은 시비를 걸어 증인들의 질의 답변시간을 줄여야 하는데 이걸 잘 한다"고 칭찬했다. 그는 "임종석과 조국도 답변을 잘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