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미북 정상회담 기념주화 나온 건 金이 세계적 관심 모으기 때문"
  • ▲ 美백악관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 ⓒ美백악관 기념품점 사이트 캡쳐.
    ▲ 美백악관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 ⓒ美백악관 기념품점 사이트 캡쳐.
    북한 당국이 이번에는 美백악관 기념품 상점에서 파는 상품을 내세워 주민들에게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美北정상회담’을 맞아 발행한 기념주화를 두고 “미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 기념주화를 발행했다”면서 “이는 김정은의 위대한 업적이 낳은 결과”라고 선전 중이라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요즘 노동당 중앙에서 미국이 발행한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를 내세워 김정은 띄우기에 나섰다”며 “노동당은 미국에서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를 제작해 파는 것이 김정은의 통 큰 대외적 행보가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증거라고 선전 중”이라고 전했다.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대통령 선거나 올림픽 대회를 비롯해 기념주화를 만든 적은 있지만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만든 적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여기에 더해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가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허풍까지 쳤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런 선전을 본 일부 주민들은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한 결과’ ‘핵무기를 포기하면 절대 안 된다’ ‘만약 우리에게 핵무기가 없었다면 미국이 우리를 거들떠나 보겠냐’는 반응을 보였다”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많은 주민들은 미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당국을 비난하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 백악관 기념품점서 판매

  • ▲ 한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북한 당국의 주장대로라면 한국도 강대국이어서 이런 주화를 만든 셈이 된다. ⓒ美백악관 기념품점 사이트 캡쳐.
    ▲ 한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북한 당국의 주장대로라면 한국도 강대국이어서 이런 주화를 만든 셈이 된다. ⓒ美백악관 기념품점 사이트 캡쳐.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의 지시에 따라 전국 각 도당 위원회가 시·군 주민을 대상으로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 선전활동을 펴고 있다고 한다. 각 도당 위원회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역사에 없는 기념주화까지 제작하며 美北정상회담을 기념하자 세계가 들끓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을 강대국으로 인정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중이라고 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美백악관이 왜 美北정상회담 기념주화를 제작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선전은 거짓말이다. 한국의 경우 기념주화를 만드는 곳은 보통 대한조폐공사다. 그러나 미국에는 조폐공사와 같은 곳이 없다.

    북한 측이 말하는 기념주화는 美백악관 기념품점에서 예약주문을 받고 파는 것으로 지난 5월부터 예약을 받았다. 예약 가격은 개당 30달러(한화 약 3만 4000원)였고, 한정판으로 제작하기로 하면서 가격을 100달러(한화 약 11만 2000원)까지 올렸지만 인기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백악관 기념품점이 정상회담 기념주화를 만든 것은 美北정상회담만이 아니다. 지난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美-러 정상회담 기념주화, 韓美정상회담 기념주화도 있다. 모두 개당 100달러지만 잘 팔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백악관 기념품점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 기념주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즉 美北정상회담이 특별한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이 독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