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의식 젖어 "국민에 군림" 비판에... 김정호 "마음공부 부족" 사과
  • ▲ 22일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스마트폰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 신분증과 김포공항 모바일 티켓. ⓒ김정호 의원 페이스북
    ▲ 22일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스마트폰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 신분증과 김포공항 모바일 티켓. ⓒ김정호 의원 페이스북
    22일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권은 '공항 갑질' 의혹이 제기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일제히 쓴소리를 쏟아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본인이 무례한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 의원에게 경고한다"며 "국민과 항공사 직원에게 무지한 갑질을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특권은 결코 아니다.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한국공항공사 '항공기표준운영절차' 매뉴얼에 따르면, 신분증 위변조 등의 문제로 직원이 직접 신분증을 두 손으로 받아 확인하게 돼 있다"며 "이러한 규정은 보안과 안전이 중요한 항공 특성상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누가 김 의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을 권한을 주었느냐"며 "얼마나 특권의식에 젖어 있으면 저런 반응이 나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국회의원의 위엄이 그저 놀랍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국토위 위원인데, 신분증을 추가로 요구해서 화가 났다고 하는 편이 솔직하겠다"며 "국회의원 배지는 국민 위에 군림하라고 준 것이 아니며, 국민이 생각하는 만큼의 상식에서 룰을 지키는 의원이 되라"고 지적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김 의원의 공항 갑질은 일종의 실패한 특권행사"라며 "국회의원 특권이 먹히지 않자 갑질이라는 반칙까지 사용했고, 공항 직원에게 갑질을 덮어 씌우는 적반하장까지 보탰다"고 비판했다.

    문 대변인은 "김 의원은 자칭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라며 "노무현이란 이름의 가치는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이었다. 특권 갑질로 노무현 이름에 먹칠한 김 의원의 반칙왕 등극을 축하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포공항 항공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지갑에서 꺼내 보여 달라는 공항 직원을 상대로 욕설과 고함을 치며 갑질을 벌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공항 직원의 신분증 제시 요구에 김 의원은 스마트폰 케이스에 있는 그대로 신분증을 제시했고, 직원은 "꺼내서 보여 달라"고 말했으나, 김 의원은 "지금껏 항상 이 상태로 확인을 받았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김 의원이 이 과정에서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는지 찾아오라" "이 새X들이 똑바로 근무 안 서네" "너네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고객한테 갑질을 하냐. 책임자 데려와라"등의 발언을 했다고 22일 보도했다. 

    김정호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일보 보도는 보안요원의 일방적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 과장했다"며 "조선일보는 (제가) 욕설을 했다고 보도했으나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평소에도 그랬고, 이날도 공항 이용에 있어 국회의원으로서 특권을 누리지 않았으며 정말 긴급한 상황을 제외하고 공항 의전실도 이용하지 않았다"면서도 "때에 따라 (공항 근무자들이) 다소 불친절하거나 고압적인 경우도 없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최근 보안검색이 강화되고 공항 혼잡이 가중될수록 승객들이 불쾌한 일을 겪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오히려 국회의원에게도 이렇게 근거 없는 신분확인절차가 거칠고 불쾌하게 이뤄진다면 시민들에게는 얼마나 더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원칙적 항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의 진실 여부를 차치하고, 제 항의가 아무리 정당하다 해도 거친 감정을 드러낸 것은 마음공부가 부족한 탓"이라며 "이번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너무나 송구스럽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