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개 택시단체, 택시종사자 "처우개선" 요구… 분신 기사 최모씨 추모 행사도
  • "불법 카풀 비호하는 청와대는 각성하라."

    2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택시기사 12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4만명)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택시기사들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를 표로 심판하자" 등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불법 카풀 영업 근절'을 촉구했다.

    세번째 '카풀 반대' 집회...지금까지 23만명 참여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전국 4개 택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택시노조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지난 10월, 11월 1~2차 생존권 사수궐기대회에 이은 택시업계의 3번째 집회다. 1차 대회에는 7만명이, 2차 대회에는 4만명이 각각 참여했다.

    택시노조비대위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30만 택시 종사자들과 100만 택시 가족은 공유경제 운운하며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국회가 상업적 카풀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택시업계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는 사이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불법 자가용 카풀 반대와 택시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분신 사망하는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그럼에도 국회와 정부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국회가 카풀앱 영업행위를 즉각 중단시키고 택시종사자의 처우개선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택시 업계도 서비스의 질을 개선해 '시민의 발'이라는 택시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 '분신 사망' 최씨 기리며 근조... 꽃상여 등장 살풀이 굿도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머리에 검은색 근조(謹弔) 머리띠를 멨다.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 최모 씨를 추모하기 위한 의미였다. 집회 도중 꽃상여를 등장시키고 '살풀이 굿'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최씨의 장례식을 마친 뒤 오후 4시부터 최씨의 영정과 함께 마포대교를 건너 공덕 로터리까지 가두리 행진을 벌였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전국 택시업계가 전면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심야 임시 전동열차 운행에 돌입한다. 운행 구간은 1호선 구로역~광운대역, 구로역~인천역, 4호선 산본역~안산역까지다. 시간은 21일 새벽 0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다.

    경찰은 서울 여의도에 11개 중대 9000여 명의 인원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평화로운 집회 시위는 최대한 보장하되,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