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에 대해 그렇게 지독하게 달라붙었던 언론이라면 이번 일에 대해서도 적어도 그만큼은 취재를 해야 한다. 그보다 단 1 밀리미터라도 덜 취재하면 그 언론은 언론도 아니다. 언론 아닌 언론은 독자들 앞에서 죽어 마땅하다.
  •  청와대 감찰반의 김모 수사관은 지인이 관련된 사건의 수사방향을 알려 했다가 이게 알려지자 원대복귀를 당했다. 벌을 받은 것이다. 그러자 화가 났던지 한 장의 문건을 언론에 털어놓았다. 내용인즉 주(駐)러시아 대사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우윤근이 어떤 사람의 인사 청탁을 받고 1000만원을 받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되돌려주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첩보를 청와대 상사에게 보고했는데 그들(임종석과 조국)이 이걸 묵살했다는 것이다.

     자, 이건 보통 사건도 아니고 어물어물 지나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둘 중 어느 하나는 죽어야 한다. 죽어도 아주 작살이 나서 죽어야 한다. 사실일 경우엔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죽어야 하고, 사실이 아니면 김모 비서관이 당연히 죽어야 한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흑백을 가려야 한다. 언론이 더 깊이깊이 취재해야 한다. 최순실에 대해 그렇게 지독하게 달라붙었던 언론이라면 이번 일에 대해서도 적어도 그만큼은 취재를 해야 한다. 그보다 단 1 밀리미터라도 덜 취재하면 그 언론은 언론도 아니다. 언론 아닌 언론은 독자들 앞에서 죽어 마땅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와대 조국 수석과 임종석 실장이 김모 수사관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행위로 고소, 고발해야 한다. 그래서 이 사안의 실체적 진실을 법정에서 가려야 한다. 그리고 왕년에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몰려들었던 군중들도 이 사안의 사실과 진실을 규명하라고 또 다시 똑같은 열정으로 촛불을 들어야 마땅하다. 어이, 민노총, 전교조, 어떤가? 그대들도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 어떤 게 맞는지는 알 수 없다. 속단해선 안 된다. 그러나 적당히 넘어갈 수는 없다. 하늘이 두 쪽 난대도 김모 수사관의 제보가 맞는지, 청와대 참모들의 격앙된 부인(否認)이 맞는지, 양쪽이, 언론이, 군중이, 당국과 정계가 목숨 걸고 죽기 살기로 한 판 크게 붙어야 한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201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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