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재단 토론회서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 공개… 中 일대일로와 정면충돌 가능성
  • ▲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아프리카 가운데는 케냐와 탄자니아, 지부티 등이 주요 거점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아프리카 가운데는 케냐와 탄자니아, 지부티 등이 주요 거점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패로 가득 차 있는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미국의 대외개발 프로그램처럼 환경이나 윤리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런 약탈 행위는 ‘일대일로’를 포함한 중국의 광범위한 전략적 구상 가운데 하나다.”

    존 볼턴 美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한 말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이날 美워싱턴 D.C.에서 열린 헤리티지 재단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과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약탈을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볼턴 보좌관은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뇌물, 불투명한 합의를 사용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각국에 대출해주는 차관마저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를 향해서도 “부패한 경제 거래를 통해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려 노력 중이며, 현지에서 법치, 책임감, 투명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기와 에너지를 공급을 대가로 유엔에서 親러시아 표결권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그런 약탈을 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러시아에 맞설, 미국의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을 공개했다. 전략 명칭은 ‘아프리카 번영(Prosper Africa)’으로 핵심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미국과의 가치 공유였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은 모든 아프리카 국가를 지원하지 않고 이 지역의 핵심 국가들과 특별한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며 자금 지원을 할 것이며, 미국의 모든 원조를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동시에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립 능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힘들게 벌어서 낸 세금의 대가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더 이상 우선순위나 초점도 없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무차별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비생산적이고 성공적이지도 않은 유엔 평화유지 임무도 더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멍완저우 체포, 남지나해·동남아 작전도 ‘패권유지’ 

    볼턴 보좌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일 中화웨이 부회장 겸 CFO 멍완저우 체포를 비롯해 남지나해와 블라디보스톡 앞바다에서의 ‘자유의 항행’ 작전, 동남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 강화, 동유럽에 ‘이지스 어쇼어’ 배치 등의 조치가 단순한 무역 분쟁이나 동맹국 보호 차원이 아닌 ‘패권 유지’에 있음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아시아나 중동과 다르게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직접 대립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이 중국·러시아에 맞서 ‘패권 유지’ 전략을 펼 것이라는 신호는 이미 나왔다. 지난 6월 트럼프 美대통령의 우주군 창설과 1980년대 폐기된 ‘전략방위구상(SDI)’의 부활, 지난 10월 ‘중거리 핵전력 감축조약(INF)’ 파기 등이 그것이다. 볼턴 보좌관의 말대로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중국·러시아에 맞서고자 한다면 소말리아, 수단, 우간다, DR콩고, 모리타니, 말리와 이들 나라와 접하고 있는 親서방 국가 이집트,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부르키나 파소, 나이지리아, 카메룬, 가나 사이에서 대결 구도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케냐는 무정부 상태인 소말리아와 친중성향의 탄자니아 사이에 끼어있어 향후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