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각 부처로 '회전문식' 배치… "기존 정책 밀어붙이려는 독선적 인사" 野 비판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경남 경제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경남 경제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14일 기재부 1, 2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국무조정실 2차장 등을 비롯한 16명의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오는 17일 2기 경제팀이 주축이 되는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앞두고 인사를 조기에 단행, 속도감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새로운 발탁보다는 내부승진이나 청와대 인사의 정부 부처 이동이 주를 이루는 모양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진력·실무경험‧혁신성을 중심으로 정책현장 전문가를 중용했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성과를 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출신들, 관계 부처로 대거 이동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관계부처로 이동한 점이다. 기획재정부 1차관에는 이호승 대통령비서실 일자리기획비서관이, 2차관에는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임명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는 문미옥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이 지목됐다. 국무조정실 2차장 자리에는 차영환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이 낙점됐다.

    나머지 인사들은 내부승진 격인 인사가 많았다. 인사혁신처장엔 황서종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이 임명됐는데 그는 인사혁신처 차장을 지냈다. 국가보훈처 차장은 이병구 보훈처 기획조정실장이 맡게됐고,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박선호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이 이름을 올렸다. 원자력 안전위원회 위원장 직은 엄재식 원자력 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엔 김진숙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년 7개월 간 청와대에서 일을 하면서 대통령의 뜻을 직접 받들어 정책을 만들고 구현해왔던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서 대통령의 뜻을 잘 구현해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경질하고 최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발탁했다. 오는 17일에는 확대경제장관회의도 예정돼 있다.

    새로운 피 수혈 없어… 野 "일방통행" 비판

    하지만 이같은 인사 발표에 대해 야권은 '일방통행'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을 밀어붙여 낮은 경제지표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인사는 기존 기조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돼서다. 경제 침체와 관련 각계의 비판이 잇따르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현 여권의 넓지 않은 인재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비판도 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인사들을 각 부처에 전진배치한 것은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현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독선의 정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서울대 출신이 대거 이름을 올린 것도 눈길을 끈다. 이날 발표한 16명의 인사 중 서울대 출신이 10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호남이 5명(황서종 인사혁신처장, 이호승 기재부 1차관, 정무경 조달청장, 이병구 보훈처차장, 김일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서는 충청 4명, 서울 2명, 경기 2명, 인천 1명, 대구·경북 1명, 부산·경남 1명 순이다. 황서종, 이호승, 정무경 세 사람은 광주 동신고 동문이어서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