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관심 사업… 日아시아프레스 “인부들에 귀가 여비도 지급 안해"
  • ▲ 지난 10월 말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현장을 찾은 김정은. 맨 앞에서 굴러갈 것처럼 보이는 초고도비만 환자가 김정은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0월 말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현장을 찾은 김정은. 맨 앞에서 굴러갈 것처럼 보이는 초고도비만 환자가 김정은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원산 갈마해양레저단지 개발, 다른 하나는 삼지연군 관광특구 개발이다. 이 가운데 삼지연군 관광특구 개발사업이 최근 돌연 중단됐다고 한다.

    일본의 북한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10일 “김정은의 최우선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던 삼지연 관광특구 공사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日아시아프레스와 접촉한 북한 소식통은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은 자금난 때문에 1차 공사도 달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겨울이 오면서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데다 전국에서 동원한 ‘돌격대원’들의 숙식도 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을 맞았다”면서 “지금 삼지연 관광특구 공사현장에는 군대만 남았다”고 전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양강도, 그 중에서도 삼지연 지역은 혹한으로 유명하다. ‘아큐웨더’ 등 기상정보업체에 따르면, 11일 현재 삼지연 일대의 기온은 영하 11도다. (참고로 같은 시각 서울은 2.8도.) 이곳은 겨울이 되면 땅이 얼어 중장비를 동원해도 공사를 하기가 어렵다는 게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전국에서 동원한 건설 인부들인 ‘돌격대원’ 모두에게 휴가를 주고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에게 귀가 여비를 지급하지 않아 혜산시는 돌격대원들로 북적거리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주민들에게 돈 뺏고 노동력 착취해 건설 공사
  • ▲ 北양강도 삼지연 일대의 현재 기온. ⓒ기상정보업체 아큐웨더 관련화면 캡쳐.
    ▲ 北양강도 삼지연 일대의 현재 기온. ⓒ기상정보업체 아큐웨더 관련화면 캡쳐.

    日아시아프레스와 뒤이어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휴가를 받은 대부분의 ‘돌격대원’들은 당국이 제공한 화물열차를 타고 혜산시에서 함경북도 길주군으로 갔다”고 전했다. 길주군은 북한의 철도 요충지라고 한다. 이곳에서 자기 고향으로 가는 것은 개인들의 능력에 달렸다.

    이 소식통들은 “지역 간부들에게 들었다”면서 “올해 삼지연 관광특구 건설에 동원된 사람은 모두 8만 명”이라고 전했다. 日아시아프레스는 “2018년에만 삼지연 공사현장에 4만 명이 상주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2019년에는 삼지연 공사에 16만 명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관광특구로 가는 도로 옆의 보천군, 포태 노동자구의 노후 주택들을 모두 재건축할 계획 때문에 동원 인력이 두 배로 늘었다는 설명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당국에 강제동원된 북한 주민들은 보수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자재나 돈을 빼앗기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강제동원된 주민들은 간이 숙소를 직접 짓고 합숙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북한은 국가 규모의 대형 건설 사업을 벌일 때마다 ‘돌격대’를 동원한다. 토목 건설만을 전문으로 하는 노동력 제공 부대다. 복무기간이 3년 정도인 상설 돌격대와 직장과 당원 가운데 선발하는 임시 돌격대가 있다고 한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관광단지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마식령 스키장이나 원산 갈마레저단지 등이 그렇다. 김정은은 삼지연 관광특구를 국제관광시설로 만든 뒤 외화벌이를 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