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한에 정부는 낙관, 청와대는 선 긋기… "내주 이후 답방 임박해 발표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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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의 연내 답방을 놓고 청와대가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음주 초 까지 북한 김정은이 방한에 대한 확답을 우리 정부에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실무 동선 및 경호 일정 등을 감안한다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소 섣부른 해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7일 오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경내 행사 직전 기자들에게 "북쪽에서 연락이 오지 않는다"며 "북쪽이랑 전화가 되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을 텐데"라고 말했다. 7일 오후까지 북한 김정은의 방한 문제에 대한 확답은 물론, 연락도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후 중대발표 하냐"는 질문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한 것의 연장선이다.

    청와대는 부정, 정부는 긍정…엇갈리는 신호

    청와대는 그간 북한 김정은의 연내 답방 가능성에 대해 '열려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북한 김정은의 결단에 달렸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해왔다.

    이날 청와대는 NSC상임위 회의를 열면서도 ▲한·미 제10차 방위비 분담 협의 진행상황 대책 논의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및 운영방안 관련 협의 ▲경의선 철도 현지조사(11.30~12.5) 결과를 보고 및 후속조치 논의 ▲남북 산림협력 관련 평양 현장 방문계획 ▲남북간 겨레말 큰사전 편찬사업 재개방안 등을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북한 김정은의 방한 이야기는 없으면서도 북한 김정은이 방한한다면 논의할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씩 짚은 셈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시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같은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긴 쉽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구체적으로는 북측에서 의사를 밝혀온 게 없기 때문에 아직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는 말도 했지만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친 것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가정해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나 회담 장소, 프레스 센터, 동선 등을 놓고 각종 보도가 뒤따르기도 했다.

    실무준비 감안하면 '연내 답방' 빠듯한데...

    이는 문재인 정부가 '연내 답방'이라는 목표를 해결하려면 실무적인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을 추진하는데 4주의 실무준비를 했고, 지난 9월 열린 평양정상회담에는 2주의 실무준비가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준비를 미리하면 김정은의 '확답'이 온 이후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연내 답방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뒤집어서 설명하면, 북한 김정은의 답변이 지금보다 늦어질 경우 실무준비를 애써 하더라도 연내 답방이 여럽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정한 마지노선에 임박했다는 의미다. 다음주 초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입장에서 북한 김정은 방한 논란이 잃을 게 없는 이슈인만큼 확실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으면서 부채질 하는 상황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최근 특별감찰반 전원을 교체하는 등 청와대 내 공직기강 해이 문제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북한 김정은이 오면 더 좋지만, 꼭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시선을 돌릴 수 있어 정부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다.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청와대는 미국과 북한 문제에 관해 그간 '국익이 걸린 문제'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예민하게 반응해왔는데 최근 논란에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며 "우파 매체까지 나서서 북한 방한 문제를 연이어 다뤄주는 상황이어서 청와대가 내심 흐뭇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김정은이 내려온다는 것이 일찍 공개되면 보수단체가 집회를 준비할 시간도 길어지는데 이 부분은 분명히 문재인 정부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18일부터 20일까지 방한 가능성에 대한 보도도 나오고 있는 이상, 조율만 잘 된다면 다음주가 아닌 다다음주 초에라도 발표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게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