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새벽, 캘리포니아 美공군기지서 발사… 같은 로켓 세번째 사용
  • ▲ 엘론 머스크의 회사 '스페이스X'가 '팔콘-9'을 발사하는 모습. ⓒ스페이스X 홍보영상 유튜브 캡쳐.
    ▲ 엘론 머스크의 회사 '스페이스X'가 '팔콘-9'을 발사하는 모습. ⓒ스페이스X 홍보영상 유튜브 캡쳐.
    ‘차세대 소형위성 1호’를 비롯해 서울대·공군사관학교·카이스트·조선대 등이 함께 만든 한국 과학위성 5기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반덴버그 美공군기지에서 4일 오전 3시 32분(현지시간 3일 오전 10시 42분) 우주로 향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테슬라 모터스’로 유명한 엘론 머스크의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로켓을 사용한다는 점과 한국 위성들이 모두 '큐브샛'이라는 점이다.

    스위스 매체 ‘스페이스 워치 아시아 패시픽’은 ‘스페이스X’의 로켓 ‘팔콘-9’호에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될 한국의 소형위성 1호들에 대해 소개했다. ‘NEXTSat-1(차세대 소형위성 1호)’, ‘비전 큐브-1’, ‘K2SAT’, ‘SNUSAT-2’, ‘SNUGLITE’이 그것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1호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로, 세로, 폭 10센티미터의 정육면체 형태인 ‘큐브샛’이다.

    ‘NEXTSat-1’은 카이스트의 위성기술연구센터(SATREC, Satellite Technology Research Center)에서 설계·제작한 다목적 초소형 위성이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카이스트 위성기술연구센터가 개발한 이 ‘차세대 소형위성 1호’는 2년 동안 우주 방사선 및 별들에서 나오는 적외선 관측을 할 예정이다.

    ‘비전큐브-1’은 한국항공대학교가 ‘2U 큐브샛(2층 구조 위성)’ 형태로 설계·제작한 소형인공위성이라고 한다. 대기권 상층에서 ‘스프라이트’ 현상을 포착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한다. ‘스프라이트’란 폭풍이 불 때 대기권 상층부에 강력한 번개가 일어나는 현상(TLE, Transient Luminous Events)을 말한다. ‘비전큐브-1’에는 이를 촬영할 장비가 탑재돼 있으며, 지상 575킬로미터 고도에서 태양과 거의 수직에 가까운 궤도를 돌며 촬영한 이미지를 전송하게 된다고 한다. 온보드 형태로 탑재된 이미지 센서와 ‘다중양극 광자배율 튜브 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화상은 VHF로 지상에 전송하고, 지상기지국은 UHF로 명령을 내리게 된다고 한다.

    ‘K2SAT’는 공군사관학교가 조선대, 카이스트(KAIST)와 함께 설계·제작한 인공위성으로 ‘3U 큐브샛(3층 구조 위성)’이다. 위성영상 및 데이터 전송, 음성반복기능 등을 시연하기 위한 위성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카메라와 음성반복송출용 송신기, FM 송신기와 S-밴드 전파를 사용하는 2메가 비트급 데이터 송수신기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차세대 소형위성 1호 등 한국 위성들 우주 실어나를 ‘팔콘-9’

  • ▲ 발사 직후 혼자서 비행해 해상 바지선에 착륙한 '팔콘-9'의 부스터. ⓒ美항공우주국(NASA) 공개사진.
    ▲ 발사 직후 혼자서 비행해 해상 바지선에 착륙한 '팔콘-9'의 부스터. ⓒ美항공우주국(NASA) 공개사진.

    ‘SNUSAT-2’는 이름처럼 ‘서울대 위성 2호’다. ‘3U 큐브샛’으로 뛰어난 해상도를 가진 광각 카메라로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를 관찰·감시하는 임무와 학교에서 자체 개발한 별 추적 장치와 지구 센서를 사용한 위치추적기능도 시험할 예정이라고 한다.

    ‘SNUGLITE’도 서울대가 만든 ‘2U 큐브샛’이다. 다만 아마추어 무선국이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 위성은 아마추어 무전국 회원들을 교육하기 위한 UHF 주파수의 비컨 신호 발신기와 S밴드 수신기를 달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구 자기장을 측정하는 장비도 탑재했다고 한다.

    한국 소형 위성 5기는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 59개와 함께 우주로 날아간다. 이 임무는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이 맡는다. ‘스페이스X’는 전자결제시스템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전기차 ‘테슬라 모터스’의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개발 업체다. ‘스페이스X’는 2002년 5월 창업한 뒤로 여러 건의 개념만 발표해 오다가 2008년 9월 ‘팔콘-1’의 발사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美항공우주국(NASA)의 본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새로운 우주로켓의 개발과 개량에 성공, 현재는 ‘팔콘-9 블록 5형’과 ‘팔콘 헤비’를 사용하고 있다. ‘팔콘-9 블록 5’와 ‘팔콘 헤비’의 형태는 미국이 민군 겸용으로 사용하는 델타 로켓과도 흡사하다.

    ‘팔콘-9’의 가장 큰 특징은 재활용 로켓이라는 점이다. 코어라 부르는 중심 로켓 이외에 양옆에 장착하는 부스트는 발사 이후 연료 연소가 끝나면 혼자서 날아와 바지선에 착륙한다. ‘팔콘-1’ 이후 시험에 시험을 거듭하다 2015년 12월 22일 지상 착륙, 2016년 4월 9일 해상 바지선 착륙에 성공했다. 코어 로켓과 각 추진 단을 연결하는 패어링 또한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스페이스X’는 한국 우주개발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스페이스X’의 ‘팔콘-9’는 2017년 10월 30일 한국 통신위성 ‘무궁화 5A호’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린 바 있다. 이번 ‘차세대 소형위성 1호’의 발사는 ‘스페이스X’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바로 지금까지 2번 발사했던 ‘팔콘-9’을 세 번째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우주개발 비용은 지금까지에 비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으며, 민간 우주개발 사업에도 수익성이 있음을 증명하는 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