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래의 정세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근래의 정세란 이런 것들이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북한의 FFVD를 먼저 하라고 요구했고 김정은은 제재완화를 먼저 하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미-북 회담은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그게 얼마가 걸리든 대북제재만은 더 확실하고 단호하게 밀고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여가서 속 타는 것은 김정은이고 그 다음 속 타는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일 것이다. 김정은은 우선 돈이 궁해서 죽을 지경일 것이다. 그의 사금고가 비면 간부들을 매수할 자금이 떨어진다. 이건 정권의 존립과 김정은의 리더십이 왔다 갔다 할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다.

     그런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 왜 당신 중재노력이 이렇게 꽝이나?”며 실망할 게 뻔하다. “날 보곤 다 된다고 큰소리치더니 되긴 뭐가 돼?“ 반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문제인 대통령에게 ”저 사람이 북한 비핵화 의지 확실하다고 해서 미-북 정상회담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잖아?“라고 탓할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혁명운동 측으로서는 출구를 어디서 찾으려 할 것인가? 이애 대해 노재봉 전 국무총리는 어느 자유진영 집회에서 이렇게 설파했다. ”남한에서 찾으려 할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한 마디로, 한국 내부에서 ‘촛불혁명’ 제2막, 3막, 4막, 5막이 터져 나옴으로써 남-북의 혁명적 접근과 접속을 이루려는 전술이다.

     반미(反美) 운동, 한-미 동맹에 맞서는 '우리민족끼리 혁명' , 가진 자의 재산에 대한 합법적 박탈조치(막대한 세금부과 등), 상속세 통한 대기업 사회환원(승계 저지), 배영호 전 북한 공사에 대한 협박 등 우익인사의 반김정일 활동 저지, 반북-반공 활동 불법회 요구, 대북제재 완화 하라는 청와대 앞 시위 같은 게 그런 전술의 일단일 수 있다.

     ‘백두 수호대’ ‘백두칭송 위워회’ 대학생 꽃물결‘ 운운 하는 단체들이 전국조직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공산당이 좋아요“라는 말도 나왔다. 공산당 찬양은 처음 나온 것으로, 결국은 극좌가 얼굴을 내민 것이다. 민중공동행동이란 행동대가 국회를 포위한다고도 했다. 혁명의 결정적 단계인 물리적 위력에 의한 제압, 즉 비합법 투쟁의 워밍 업인 셈이다.

     촛불혁명이 더 급진화 하고 있는 징후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목격된 바 있다. 공영방송의 노영(勞營)방송화, 사법부의 운동권 마당 화(化), 민노총의 폭력, 법치파괴, 공권력의 정권앞잡이 화, 대기업 목줄 죄기, 규제강화, 세금 압박, 경기 위축...이런 현상들은 모두가 기성체제를 때려 부수는 혁명작업의 일환들이다.

     노재봉 전 총리는 그래서 ”경제가 나빠지면 문재인 정부가 난처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게 아니다. 한국경제가 나빠지게 하자는 게 촛불혁명 세력의 의지이고 목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때려 부수는 게 혁명이다. 그런 입장에선 대한민국의 강한 군사안보 세력과 강한 시장 세력을 없이해야만 한다. 운동권의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은 그래서 지금 착실하게 진척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정세를 이런 각도에서 규정할 때라야 비로소 ”대한민국 자유진영은 무엇을 할 것인가?“의 정답이 나온다. 무엇을 할 때인가? 우선 단체는 각자 따로 하더라도, 그리고 노선은 조금씩 다 달라도, ‘북한과 남한 운동권의 합작’에 반대하는 전선에서는 자유진영 단체들이 공동의 구호를 중심으로 같은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단체들 사이에 공동전투를 위한 연락망과 창구를 열어두면 되는 것이다. 이조차 ”저런 X하곤 못한다“고 한다면 싸움은 이미 진 것 아닐까?

     지금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운둥권은 이번 집권기간에 웬만한 혁명 사업은 다 해치우려 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겨우 집권했다가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넘어간 탓에 우리 혁명이 얼마나 도루묵이 되었는가?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게끔 연내에 되돌릴 수 없는 지점까지 가야 한다“는 게 저들의 속셈이다. 이 계획은 지금 미-북 회담 교착, 대북제재 강화. 북한 인권문제 부상(浮上) 등으로 주춤해 있다. 문재인 정권은 그래서 연내 김정은 서울 방문과 종전선언에 더욱 목을 매왔다.

      자, 이런 지점에 선 시국이 장차 어디로 흐를 것인가?
    대한민국 자유진영에게 썩 이롭지는 않은 증후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는 40%대로 떨어졌지만 자유진영과 원내 보수정파들의 전투태세와 대국민 호소력이 아직도 미약한 때문인지, 그 떨어진 지지표가 자유진영 쪽으로 왕창 넘어오진 않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 ‘위인방문 환영단’이 버젓이 날뛰고 그것을 공권력이 잡아가지도 않는 망국 전야(前夜)에 임해서도 대한민국 진영이 만약 21세기 판(版) 4색 당쟁에 묻혀 반(反)전체주의 공동투쟁마저 하지 못한다면 후세의 역사가 이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지를 곰곰 새겨봐야 할 것이다.

     지금은 저들의 총동원령-총궐기  발동시기다. 내일이면 늦으리.
    사실상의 내전이 저들에 의해 도발되었다. 이 내전적 공격에  정면으로 맞서는 자유민주 진영의 정당방위-즉 반격 전선이 편성돼야 한다. 자유민주 인사들에게 그럴 인식과 용의와 실력이 있을까?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2018/11/30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