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헬리오시티' 예비 학부모 300명, 혁신학교 반대하며 교육청 앞 시위 나서
  • ▲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예정 주민들이 30일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혁신학교 반대 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예정 주민들이 30일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혁신학교 반대 시위를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의 학부모들이 내년 3월 개교하는 단지 내 학교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혁신학교 지정 움직임에 반대하며 30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 신설 및 재개교를 앞둔 가락초, 해누리초·중학교에 대해 혁신학교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주민들은 예비 학부모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혁신학교 지정은 비민주적인 졸속 행정이라며 '집단 등교거부' 카드까지 꺼내며 반발하고 있다.

    마이크를 잡은 헬리오시티 입주협의회 교육분과장 이 모 씨는 "조희연 교육감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학부모 동의를 거쳐 혁신학교 지정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 우리의 소박한 꿈"이라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교육청 앞 시위엔 약 300명의 주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학부모도 동의 안 한 혁신학교 결사 반대' '교육독재 졸속행정 주민의견 존중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혁신학교의 낮은 학업성취도에 대한 비판과 혁신학교 지정을 강행할 경우 등교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교육청의 예비 학부모 동의 없는 혁신학교 추진은 내로남불의 극치"라며 "가락초, 해누리초·중 개교 이후 학교운영위원회의 정상적인 구성과 운영을 통해 혁신학교 찬반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예비 학부모 의견 수렴 없이 혁신학교 지정을 강행할 경우 집단 등교거부 및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이 총력 대응에 나서도 피해를 보는 것은 자신들의 자녀라는 생각에, 결국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별 수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주민은 "우리가 등교거부를 하거나 법적 대응을 해서 일반학교로 돌려놓더라도 결국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같으니 이게 옳은 방법인지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교육감은 내달 4일 송파구청에서 '혁신 미래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한 집회 참가자는 "오늘 저녁 혁신학교 공청회가 있음에도 교육감은 불참하면서 정작 구청에서 혁신학교 홍보를 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