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 문제 '상기' 시각도
  • ▲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 군부독재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긴 기념벽을 바라보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DB
    ▲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 군부독재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긴 기념벽을 바라보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DB
    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국립역사기념공원 추모 및 헌화 과정 에서 "한국에서도 같은 시기에 군부독재에 저항하다 희생된 분들의 가족 모임이 있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29일 국립역사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산틸리 부에노스아이레스 부시장 및 호크바움 국립역사기념공원장이 안내를 맡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아르헨티나 국부독재 시절 희생된 이들의 이름과 나이가 적힌 4개의 벽을 따라 400m 구간을 도보로 이동하면서 둘러봤다. 각 벽에는 1969~1976년, 1976년, 1977년, 1977~1983년의 희생자들이 기록돼 있다. 

    ◆ '군부독재 가해자 처벌·피해자 보상'에 관심

    문재인 대통령이 돌아본 국립역사기념공원은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 역사를 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955년 이후 쿠데타와 잦은 정권교체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반정부세력의 활동과 이를 억압하려는 군부와의 대립이 1983년까지 계속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벽을 따라 이동하면서 공원 관계자에 "지금도 (군부독재 관련)가해자들이 추가로 밝혀지면 가해자들을 처벌하느냐,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호크바움 공원장은 "지금도 가해자들을 색출하고 처벌을 강구하고 있다"며 "현재 2,400명의 가해자들을 처벌했고, 1,200명이 구속됐다"고 했다.

    다시 문재인 대통령이 "혹시 사회 화합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그만하자고 하는 요구들은 없느냐"고 물었고, 이에 호크바움 공원장은 "아직도 시민사회는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도 일부는 인권유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한 이 자리에서 희생자 가족 모임인 '5월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에도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어머니 모임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같은 시기 군부독재에 저항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가족 모임이 있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5월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은 어머니회의 역사가 기록된 책을 문재인 대통령에 전달했고,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5월광장 어머니회 관계자들에게 청와대에서 준비한 나비 보르치와 함께 한국의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어머니들이 준비한 선물을 건넸다.

    ◆ 국내 '5·18 진상규명 문제 겨냥' 시각도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국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문제를 우회적으로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조사위원 미추천으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꾸려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문 대통령의 메세지 전달이라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3명을 추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추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에 대해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5·18 진상규명조사위원을 공개 모집키로 했다"고 밝힌 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