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2% 선인데, 폐지하긴 커녕… 밤 11시 뉴스 밀어내고 그 자리에 전진배치
  • ▲ 방송인 김제동(45)씨가 진행을 맡은 KBS 1TV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KBS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방송인 김제동(45)씨가 진행을 맡은 KBS 1TV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KBS 홈페이지 화면 캡처

    편향성 및 황제 출연료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KBS 1TV '오늘밤 김제동'이 방송 시간대를 옮겨 확대 편성될 것으로 전해지며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오늘밤 김제동'에 자리를 주기 위해, 25년 간 방송해온 기존 11시 뉴스를 없앨 것으로 알려졌다. KBS 내부적으로도 거센 반발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KBS 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KBS는 12월 3일부터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 시간대 재편성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밤 11시 30분에 방영되던 시간을 11시로 앞당기고, 방송분량도 기존 회당 30분에서 10분 가량 늘린 40분 상당의 분량이 된다는 내용이다.

    해당 관계자는 "쉽게 말해 '오늘밤 김제동'을 KBS 방송에 전진 배치시킨다는 것"이라며 "1~2%대에 머무르는 현재 시청률을 시간대를 옮겨 끌어올리겠다는 것인데 왜 굳이 이 프로그램을 그렇게까지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25년 진행된 뉴스 없애고 '프라임 타임' 배치

    '오늘밤 김제동'은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의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가는 색다른 포맷의 시사 토크쇼'를 표방, 라이브 토크쇼 형식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지난 9월 10일부터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KBS 1TV에서 진행된다.

    밤 11시 30분 방송되던 방송을 11시로 앞당길 경우 기존 1TV에서 방영되던 'KBS 뉴스라인'은 폐지에 직면하게 된다. 뉴스라인은 한국방송공사의 마감뉴스 프로그램으로 지난 1994년부터 편성돼 진행돼왔다. 오후 11시를 전후로 시작 시간과 방송 분량에 조금씩 변화는 있어왔지만 해당 시간대에서 밀려나는 것은 처음이다.

    오후 11시는 방송사에서 소위 프라임 타임(Prime time)이다. 시청자들의 방송 시청률이 가장 높은 때여서 방송국에서는 프로그램 편성에 가장 중점을 두는 시간대로 알려져있다. 시청률·청취율이 높은 관계로 광고비도 높게 책정된다. 국내 방송사들은 대개 오후 8시~11시경을 프라임 타임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오늘밤 김제동'이 뉴스를 없앤 자리에 집어넣을 만한 가치가 있는 방송이냐는 점이다. 해당 방송은 시작과 동시에 편파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시청률 저조·진행자의 황금 출연료 논란 등 여러 문제가 겹쳐있는 상황, KBS 내부에서조차 "대체 왜 김제동 프로그램을 그렇게까지 해야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내부 관계자는 "KBS는 공영방송이다보니 매일 저녁 7시, 9시, 11시 뉴스를 진행하는 것을 오랜 전통으로 여겨왔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 11시 뉴스가 없어질 수도 있겠지만, 굳이 뉴스를 없애고 집어넣는다는 것이 김제동 프로그램이냐"고 반문하며 "당초 김제동 프로를 편성할 때 기자들의 반발이 심했는데 이번 역시 큰 논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밤 김제동은 여전히 여러 논란 속에 휩싸여있는 방송인데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시청률마저 너무 저조하다는 것이다. 통상 시청률이 낮으면 차라리 없앨 생각을 하는게 더 우선이지, 이걸 황금시간대로 옮긴다는 게 뭘 의미하나. 편파방송을 극대화하겠다는 말인데 이는 여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 ⓒ뉴데일리 정상윤
    ▲ ⓒ뉴데일리 정상윤

    시청률 비롯해 편향성, 황제 출연료 등 논란도

    해당 프로그램은 제작 초기부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편향된 정치색을 드러내온 김제동 씨에게 공영방송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맡기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 김제동 씨의 정치이념이 여과없이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파되는 데 대한 안팎의 우려가 빗발쳤다.

    특히 최근 김제동 씨가 회당 출연료 350만원을 받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에는 불이 붙었다. 방만경영 및 적자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외부 MC에게 지나치게 고액의 출연료를 지급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제동 씨가 '오늘밤 김제동' 진행으로 받아가는 출연료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7억원을 웃돈다.

    당시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은 "30분짜리 프로그램을 한 편 진행하는 것으로 어지간한 사람 한달치 월급을 받아가는 꼴"이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많은 금액인데 대체 김제동씨가 KBS에 무슨 기여를 한다고 임원 연봉의 서너배가 넘는 돈을 받아간단 말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오늘밤 김제동'은 지난 7월 종영한 SBS 시사토크쇼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와 여러모로 닮은꼴이라는 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나는 꼼수다' 출신 멤버 김어준 씨가 진행을 맡았던 블랙하우스는 지난해 11월 파일럿 방송으로 출발해 올해 1월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이다.

    여기까지는 '오늘밤 김제동'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와 닮은 점이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전혀 다르다. 블랙하우스는 편파논란·시청률 저조로 지난 7월 종영한 반면 '오늘밤 김제동'은 시간대까지 바꿔가며 해당 방송사의 한 축으로 전면배치한다는 점이다.

    내부 관계자는 "사측은 시청률 저조의 원인을 '늦은 시간대'로 보고 있다. 시간대를 당기면 시청률이 나올 것이라는 짐작인데 이는 이미 검증이 끝난 사안"이라며 "특히 최근 여당에서도 KBS의 편향보도가 심각하다고 보고 균형감을 주문한 상황인데 계속 이렇게 공공전파를 이용해서 갈등을 빚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밤 김제동의 시청률을 꼭 올려야만 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인지, 그 명분이 궁금하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사측은 김제동 쇼의 확대 편성과 '뉴스라인'의 폐지가 밤 9시 메인 뉴스의 개편에 따른 것이란 설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밤 9시 뉴스를 확대 개편하고 대신, 밤 11시 뉴스를 없앤다는 것이다. 

    TNMS미디어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오늘밤 김제동'의 역대 최고 시청률은 10월 15일(제17회) 당시 전국 시청률 4.0%이며, 최저 시청률은 9월 27일(제9회) 1.5%다. 평균 시청률은 2.7% 안팎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