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의원 “산불 진화 헬기 뜨는 데 2시간 7분”…국방부 "11월 1일 이후 문제 없다"
  • ▲ 지난해 3월 9일 오전 10시 28분께 강원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헬기가 물을 뿌리며 진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해 3월 9일 오전 10시 28분께 강원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헬기가 물을 뿌리며 진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남북군사합의 때문에 비무장 지대(DMZ)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도 애를 먹은 사실이 있었다고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이 밝혔다. 백승주 의원은 지난 25일 “군과 산림청에 확인한 결과 지난 4일 강원도 고성 DMZ에서 산불이 났을 때 합동참모본부가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국방부와 유엔군 사령부에 이를 알렸고, 북한 측에 통지가 될 때까지 2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담당 DMZ에서 산불이 난 시간은 11월 4일 오후 12시 50분 무렵, 장소는 GP 북쪽 1.7킬로미터였다고 한다. 산불은 바람을 타고 계속 번졌다. 22사단 측은 이를 합동참모본부에 알렸고, 합참은 오후 1시 35분 산불 진화를 위한 헬기 출동을 국방부와 유엔 사령부에 요청했다.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헬기 출동 시에는 북측에 통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합참은 이와 함께 소방헬기를 보유한 산림청에도 오후 1시 43분 출동을 요청했다고 한다.

    국방부가 북측에 헬기 출동 통지를 완료한 시간은 오후 2시 34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엔 사령부는 오후 3시 44분에야 “북측에 통지가 완료됐다”며 헬기 투입 승인을 내렸다. 산림청 소방헬기가 출동한 시간은 오후 3시 50분이었다.

    백승주 의원실은 “유엔사 승인 검토 및 대북 통지문 작성에 2시간 10분이 소요됐다”는 군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소방헬기 출동이 늦어진 탓에 산불 진화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산림청 헬기 2대가 진화 작업을 모두 마친 시간은 이튿날 오전 2시 30분이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9.19 군사합의 전에도 군이 DMZ 내에 소방 헬기를 투입하려면 유엔 사령부 승인을 받았지만 그 때는 북한에 통보하기 전이라도 유엔 사령관이 헬기 투입을 승인한 뒤 우리 군에 알려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처럼 유엔 사령관이 북한 측에 통지가 완료될 때까지 헬기 출동 승인을 미루는 일은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조선일보’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남북군사합의 이후 유엔사령부에도 별도의 북한 채널이 생겼으며, 예전과 달리 북측에 통지문을 보내야 한다”고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즉 국방부와 유엔 사령부가 아무리 빨리 통지문을 보내도 북한이 확인을 늦게 하면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산불 진화나 응급환자 후송 등 비상 상황일 경우에는 선조치 후통보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뒀고 11월 1일부터 시행됐다”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백승주 의원실은 그러나 대북 통보가 완료된 뒤에야 헬기 긴급출동이 이뤄지는 일이 계속 발생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