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 소식통 "민심이반 현상 심각해 국가 명절 지정이 부담스러울 것"
  • ▲ 2016년 북한 달력에도 김정은의 생일 1월 8일이 평일로 표기됐다.ⓒ KBS캡처
    ▲ 2016년 북한 달력에도 김정은의 생일 1월 8일이 평일로 표기됐다.ⓒ KBS캡처
    최근 북한에서 제작한 2019년도 달력에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 공휴일이 아닌 평일로 표기됐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 (RFA)가 밝혔다. 

    RFA는 "최근 입수한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제작한 2019년 달력에 김일성·김정일 생일과 설날과 추석 등 민속 명절까지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김정은 생일은 평일로 표기되어 있다"고 전했다.

    RFA는 평안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 "계속되는 대북제재로 민심이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김정은이 자신의 생일을 국가 명절로 지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올해 최고 영도자의 위대성으로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되어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리고 사변적 변화가 올 것처럼 떠들더니 지금까지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지금도 나라에서 공급해 주는 것은 전혀 없고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장사라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데 최고 존엄의 생일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말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 추석인 남한과 달리 북한은 김일성 생일인 이른바 '태양절'과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런 날들을 달력과 연력에 빨간 날로 표기해 주민들을 세뇌시켜 왔다. 

    RFA는 “배급이 없어지고 주민들이 자체로 돈을 벌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지금은 북한 당국이 제정한 '4.15 태양절'과 '2.16 광명성절'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소식통의 말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은 수령이 인민들을 먹여 살리지 못하고 장마당이 먹여 살리고 있는 판인데 김정은 생일을 달력에 국가 명절로 표기해 봤자 주민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역사적인 결단으로 미북 관계와 남북관계를 개선해 인민 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던 약속은 간데없고 쓸데없는 방침(지시)만 계속 내려 먹이고 있어 당 중앙(김정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2019년 달력에 김정은 생일을 명절로 표기하지 않았지만 최고 존엄에 대한 우상화 선전은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면서 "대외정세가 긴장하고 복잡할수록 당선전선동부는 사상교양과 계급교양에 더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RFA에 따르면 2019년 북한 달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4월 13일과 노동당 제1비서직에 오른 4월 11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달력 위쪽에 관련 설명을 넣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올해부터 변경된 ‘조선인민군 창건절’인 2월 8일은 국가 공휴일로 표기했지만, 과거 북한군 창건일이었던 4월 25일은 공휴일로 표기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2019년도 북한의 새해 달력에 표시된 휴일은 국가 명절과 민속 명절을 포함해 모두 68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