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위성 요격' 러·중 수준과 비교 안돼… '핵·탄도미사일=결전병기' 옛말 될 수도
  • ▲ 美공군이 1985년 9월 저궤도 위성을 격파하기 위해 ASM-135를 발사하는 모습. ⓒ美공군 배포사진-美에비에이션 기크클럽 합성사진 캡쳐.
    ▲ 美공군이 1985년 9월 저궤도 위성을 격파하기 위해 ASM-135를 발사하는 모습. ⓒ美공군 배포사진-美에비에이션 기크클럽 합성사진 캡쳐.
    국내외 언론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몇 년 사이에 실시한 궤도상 인공위성 요격 실험만을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권 내에서 우주의 인공위성을 처음 요격한 나라는 미국이다.

    인공위성 격추, 미국과 러시아 80년대, 중국은 2007년에 성공

    미국은 1985년 9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ASM-135 위성공격 미사일을 장착해 수명이 다한 저궤도 위성을 격추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시험을 통해 미사일의 정확도 등은 더욱 나아졌다고 한다. 당시 ASM-135의 요격고도는 560km 가량이었다고 한다.

    러시아는 1970년대 고출력 레이저 무기로 美정찰위성의 광학장비를 고장내기도 했다. 미국이 ASM-135 시험발사에 성공하자 러시아도 Mig31 폭스 하운드에 비슷한 미사일 PRS-1을 장착해 저궤도 위성을 격추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 ICBM 요격체계(ABM)을 갖춘 러시아니 역량은 충분했다.

    인공위성 격추실험에 성공한 게 가장 최근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07년 1월 시창우주센터에서 SC-19 미사일을 발사, 저궤도 인공위성을 격추했다. 중국은 개발을 거듭, DN-3 위성요격 미사일을 완성했다. DN-3 미사일은 2014년 7월, 2016년 12월, 2018년 4월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국 인공위성 요격미사일은 사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조한 것이어서 미국이나 러시아와는 수준 차이가 크다. 중국과 유사한 방식의 위성요격용 미사일은 이스라엘도 만들 수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이 요격훈련 때 표적용으로 사용하는 ‘블루 스패로우 미사일(스커드 탄도미사일을 카피한 미사일)’를 조금만 손보면 저궤도 위성 격추가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이라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ICBM급 요격 미사일로는 GBI를 이미 40여 기 보유하고 있고, 2008년 2월에는 이보다 훨씬 작은 SM-3 미사일로 용도폐기된 정찰위성을 격추했다. 미국은 SM-3 미사일과 이지스 체계를 사용하는 지상요격체계도 이미 실전배치한 상태다. 

  • ▲ HELLADS를 장착한 F-35 전폭기 간의 도그파이팅 상상도. ⓒ美공군 공개 일러스트.
    ▲ HELLADS를 장착한 F-35 전폭기 간의 도그파이팅 상상도. ⓒ美공군 공개 일러스트.

    미국, F-35에 넣을 공대공 레이저 무기 2023년 실전배치

    미래형 무기 개발에서도 미국은 저만치 앞서 있다. 한국군도 받기 시작한 F-35 스텔스 전폭기에는 100평방피트의 빈 공간이 있다. 용도는 2023년까지 미군이 실전배치하겠다는 ‘HELLADS(High Energy Liquid Laser Area Defense System, 지역방어용 고에너지 액체 레이저 체계)’를 넣을 곳이다.

    美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HELLADS는 150kw급의 출력을 가진 전술레이저 무기다. 무게는 750kg에 불과하다. 사거리는 20km로 짧아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빛의 속도로 날아가기 목표를 파괴하기 때문에 표적추적 연산만 빨리 처리할 수 있다면 용도가 매우 넓다. 미군은 HELLADS를 공군뿐만 아니라 육군과 해군, 해병대에서도 사용하려 한다. 해군의 경우 2018년 이지스 구축함에서 시험을 했다고 한다. HELLADS의 사거리는 대기권 내에서는 20km에 불과하지만 우주공간이라면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레이저의 진행을 방해하는 매질이 없기 때문이다.

    美DARPA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다 크고 강력한 전술 고에너지무기(THEL) ‘노틸러스 시스템’과 공중발사레이저 ‘YAL-1’을 되살릴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정부가 개발을 취소한 이 무기들이 현재 첨단기술에 맞춰 개발된다면 300~600km 바깥의 탄도미사일을 1분에 6발씩 요격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의 경량화가 가능해진다면 우주공간에도 배치할 수 있다.

    미국의 우주무기 개발은 1967년 미소가 주도해 맺은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 있어서의 국가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 일명 ‘우주조약’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우주조약’은 우주공간에 대량살상무기를 배치,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지 말자는 생각에서 만든 것이다. 미국이 개발하는 위성요격용 무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대량살상무기인 핵탄두나 탄도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한 것이다. 기술력이 월등한 미국은 ‘우주조약’을 지키는 우주무기를 만들 수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이 “우주공간에 아예 무기를 배치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도 미국을 견제하려는 속셈이다. 

  • ▲ 한국형 미사일 요격체계(KAMD) 개념도. 2013년 4월 당시 한국 정부는
    ▲ 한국형 미사일 요격체계(KAMD) 개념도. 2013년 4월 당시 한국 정부는 "올해 7월까지 요격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별 진전이 없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이 우주에서 지구를 지킬 때 한국은 "우리민족끼리"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우주군’을 구상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의도는 전략적으로 대단히 영리하다. 세계는 여전히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결전병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이 구상하는 ‘우주군’이 현실이 된다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막을 수 있게 된다. ‘상호확증파괴(MAD)’라는 냉전식 개념이 무너지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 이외에는 미국을 따라잡을 방법이 없어진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2018년, 한국은 여전히 ‘자주국방’을 외치며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 고위층은 “우리는 중국몽을 따를 것”이라고 외치고, 이들을 “대가리 깨져도 지지한다”는 세력들은 “통일이 되면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도 우리 것”이라는 소리를 해댄다.

    미국이 갖게 될 가능성이 높은 레이저 무기 YAL-1은 최대 600km 바깥에서 적 ICBM을 분당 6발씩 격추한다. 격추된 ICBM은 적의 영토에 떨어져 폭발한다. 이때도 “통일되면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도 우리 것”이라고 떠들어 댈 수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