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스타워즈' 책임자 마이클 그리핀 국방차관이 핵심… 광속으로 목표 타격 '미래전쟁' 채비
  • ▲ 美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마이클 더들라스 그리핀 국방차관. ⓒ美공영 C-SPAN 중계방송 캡쳐.
    ▲ 美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마이클 더들라스 그리핀 국방차관. ⓒ美공영 C-SPAN 중계방송 캡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우주군을 창설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 6월이었다. 이후 안티 트럼프 성향 언론과 매체들은 온갖 패러디를 내놨지만,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은 8월 국방부에서 “우주군 창설에 향후 5년 동안 80억 달러(한화 약 9조 원)가 필요하다”며 의회에 예산을 요청했다. 그리고 연내에 우주군 사령부 창설을 천명했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에 이어 우주군을 창설하는 미국. 미국의 우주군은 어떤 형태가 될까. 미국 우주군을 견제할 수 있는 나라는 있을까. 그 대답은 트럼프 정부 들어 다시 발탁된 마이클 그리핀 美국방부 연구개발 담당 차관을 들여다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레이건의 ‘스타워즈’ 계획부터 NASA 국장까지

    美국방부 연구개발 차관 ‘마이클 더글라스 그리핀’. 1949년 11월 1일생인 마이클 그리핀 차관은 국내에서는 “레이건 정부 시절 스타워즈 계획의 책임자”로 보도됐다. 1971년 존스 홉킨스大 학사, 1974년 미국 카톨릭大 우주항공 석사, 1977년 메릴랜드大 우주항공 박사를 취득한 그리핀 차관은 1980년대 초반까지 존스 홉킨스大 응용물리학 연구소에서 일했다. 그는 이곳에서 델타 로켓을 활용해 ‘전략방위구상(The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에서 사용할 인공위성들을 고안했다. 美언론들은 그가 SDI의 골격을 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그리핀 차관은 1986년 존스 홉킨스大 응용물리학 연구소를 떠나 ‘전략방위구상기구(SDIO)’에서 수석 엔지니어, 美NASA에서 연구 부국장 등을 지냈다. 이때 美중앙정보국(CIA)이 자금을 댄 첨단기술연구업체 ‘인큐텔’의 사장 겸 운영최고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그 뒤에는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와 다국적 기업 ‘컴퓨터 과학공사(Computer Sciences Corporation, CSC)’에서도 일했다. 2005년 3월 NASA 국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그는 여러 곳에서 우주항공 관련 연구개발의 책임자로 일했다. 그 사이에 ‘테슬라 모터스’의 엘런 머스크와 함께 ‘스페이스 엑스’를 설립할 뻔 했던 적도 있다고 한다.

    평생 우주항공 분야에서 일했던 그리핀 차관은 부시 정부 때 NASA 책임자로 일하면서 갈수록 깎이는 우주개발 관련 예산을 지켜내는데 전력을 다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계 미국인 신재원 박사를 연구담당 부국장에 임명했다. 그러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2009년 1월 NASA를 떠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핀 당시 NASA 국장이 떠난 뒤 몇 달 동안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아 우주항공에 대한 무관심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연구담당 부국장에 한국계 미국인 신재원 박사

  • ▲ 2017년 11월 中공산당 매체 CCTV가
    ▲ 2017년 11월 中공산당 매체 CCTV가 "중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물체라고 주장한 것.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바마가 임명한 NASA 국장 ‘찰스 볼든’은 2010년 6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내게 준 임무는 첫째 어린이들이 과학과 수학을 잘 하도록 북돋는 것. 둘째는 국제적 협력을 넓히는 것. 셋째가 가장 중요한 데 과학, 수학,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슬람의 역사적 기여를 소개하고, 무슬림들이 이를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해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해 우주항공 과학자들로부터 “NASA의 임무는 우주개발”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리핀 차관은 2017년 11월 트럼프 정부에 발탁돼 다시 우주항공에 대한 꿈을 펼 수 있게 됐다. 그는 무엇보다 중국과 러시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우주무기 개발’에 대응할 전략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가 한국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당시 그리핀 차관은 “중국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때문에 미국의 항모전단 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4월에는 美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중국의 침략을 막을 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해 주목을 끌었다. 

    이때 그리핀 차관은 “제가 국방부에 온 이후 주력해서 개발 중인 무기는 잠재적인 ‘게임 체인저’인 지향성 에너지 무기”라고 밝혔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란 레이저, 하전 입자빔, 지향성 전자파 펄스(EMP) 등이 여기에 속한다. 광속으로 목표를 타격하기 때문에 회피가 불가능하다. 매질이 거의 없는 우주공간에서는 100%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핀 차관은 6월에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의 씽크탱크, 대학들에게 거액의 투자를 해서 美국방부의 첨단기술을 훔칠 우려가 있다”면서 中화웨이와 협력 관계에 있는 50개 대학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8월에는 다시 한 번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 우리가 못 막는 극초음속 무기를 만들고 있다”며 대응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그리핀 차관의 주장을 본 ‘자칭 진보’ 세력들은 그를 가리켜 ‘우주패권론자’라고 비난한다. 비슷한 비난은 주로 中공산당 선전매체들이 내놓고 있다.

    트럼프·펜스·그리핀까지 이어지는 우주군 구상

  • ▲ 2013년 영화 '스타트렉: 인투 더 다크니스' 가운데 지구 궤도 위에 정박 중인 USS 엔터프라이즈 함. 이런 우주선이 등장하는 우주군은 먼 미래에나 가능하다. ⓒ유튜브 영화 트레일러 캡쳐.
    ▲ 2013년 영화 '스타트렉: 인투 더 다크니스' 가운데 지구 궤도 위에 정박 중인 USS 엔터프라이즈 함. 이런 우주선이 등장하는 우주군은 먼 미래에나 가능하다. ⓒ유튜브 영화 트레일러 캡쳐.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을 창설한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은 SF드라마 ‘스타트렉’의 스타플릿이나 각종 게임에 나오는 ‘지구방위군’을 떠올린다. 하지만 2020년에 출범하는 ‘우주군’에는 우주전함이나 스타파이터는 등장하지 않는다. 언론들은 트럼프의 ‘우주군 창설’ 발언이 나온 뒤 “미군은 각군이 현재 보유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공군우주사령부, 우주국가안전보장국, 군사위성통신지휘부, 중앙우주작전센터, 공군 우주전투연구소 등을 통합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美공군이 운영 중인 우주관련 부대에 육군과 해군, 정보기관이 보유한 우주관련 부대를 통합하는 것이다. 공군의 우주 사령부가 육군 제1우주여단, 해군 우주해상전투체계사령부, 해군위성관제센터, 국가정찰처(NRO)를 흡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美공군 우주사령부는 1985년 레이건 정부의 SDI 계획에 따라 창설됐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하면서, 2002년 6월 도널드 럼스펠드 당시 국방장관이 해체시켜버렸다. 이후 잊혀져가던 美우주사령부는 2018년 8월 ‘2019 국방수권법’에 통과되면서 다시 부활했다. 즉 트럼프의 우주사령부는 레이건 시절의 유산을 부활시키고, 당시까지의 개발 계획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다.

    공중발사 레이저 실용화 임박

    그렇다면 트럼프 정부의 우주사령부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크게는 창고에 버려뒀던 신무기의 개발 재개, 현재 보유 중인 우주전력의 유지보수 강화, 미래 우주무기 개발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창고에 버려뒀던 신무기는 그리핀 차관이 말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다. 레이건 정부 당시 SDI 구상에서는 화학 레이저 위성, X선 레이저 위성, 운동에너지 충돌탄두 발사위성, 무인 우주왕복선, 지상공격용 핵탄두 탑재 위성, 대위성용 장거리 미사일, 공중발사레이저, 지상고정 레이저, 이동식 레이저 등이 있었다. 이 가운데 위성 내에서 작은 핵폭발을 일으켜 거기서 나오는 X선으로 적 위성과 핵탄두를 파괴한다는 개념, 화학 레이저 위성 등은 지금 상황과 맞지 않다.

    그보다는 이미 개발이 마무리 된 것이나 다름없는 지상고정 레이저 무기, 공중발사레이저 등은 실전배치를 서두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과거 공동개발 했던 이동식 레이저(M-THEL)은 개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인공위성에 싣기 위한 레이저는 80년대 당시의 기준에 맞는 화학 레이저가 아니라 보다 큰 출력과 집중이 가능한 고체 레이저로 대체될 수 있다. 배터리 문제와 순간적으로 큰 출력을 내게 해주는 하이퍼 캐피시터 문제도 거의 해결이 됐으니 실전 배치는 시간문제다. 보잉 B747-400기를 개조해 레이저포로 만들었던 YAL-1 또한 다시 하늘을 날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우주전력으로는 무인우주왕복선이라는 X-37B와 NRO가 보유·운영하고 있는 첩보위성 KH 시리즈, 과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장착해 사용했던 대위성용 장거리 미사일, X밴드 장거리 조기경보레이더,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배치돼 있는 지상배치요격체계(GBI), 33척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돼 있는 SM-3 미사일 등이 포함될 것이다. 특히 KH 시리즈 첩보위성과 대위성용 장거리 미사일, X-37B는 한동안 美우주군의 핵심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