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굿즈’ 응용한 중국산 ‘으니굿즈’ 유통… "국보법 조심" 경찰 경고에도 판매돼
  • ▲ 중국 완구업체가 만들어 유통 중인 '경애하는 인물' 피규어. 김정은이다. 이 상품 사진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난 여론이 훨씬 많았다. ⓒ루리웹 관련게시물 캡쳐.
    ▲ 중국 완구업체가 만들어 유통 중인 '경애하는 인물' 피규어. 김정은이다. 이 상품 사진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난 여론이 훨씬 많았다. ⓒ루리웹 관련게시물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 온라인 마켓에서는 캐릭터 상품 ‘이니굿즈’가 대량 판매됐다. 지금도 포털 등을 검색해보면 ‘이니굿즈’를 산 사람, 리뷰, 후기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올해 4월 이후 ‘으니굿즈’가 등장했다. 김정은의 이름을 애칭처럼 부르며 캐릭터 상품을 만든 것이다.

    지난 5월 2일 ‘헤럴드경제’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온라인에서는 ‘김정은 귀요미’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시중 여론을 타고 김정은 캐릭터 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었다. ‘헤럴드 경제’는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김정은 캐릭터 상품 유통이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는지를 따졌다. 당시 경찰은 “조심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20일 “현재 온라인 마켓 등에서 김정은의 캐릭터 상품이 ‘으니 굿즈’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중고나라’에서 팔리는 김정은 대형 초상화, 김정은 피규어(Figure, 실제 형상을 정교하게 묘사한 인형), 김정은이 찼다는 스위스제 모바도 시계 등이 언급돼 있다. 

    5월부터 ‘통일굿즈’라는 이름으로 팔려

    사실 김정은 캐릭터 상품이 나온 것은 지난 5월 이후다. 당시에는 김정은을 찬양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했는지 ‘으니굿즈’가 아니라 ‘통일굿즈’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이 ‘통일굿즈’는 김정은만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등장하는 제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비슷한 시기 중국 완구업체들은 김정은 캐릭터 상품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김정은 피규어 등 소위 ‘으니굿즈’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제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SK그룹 계열사 11번가에서 '김정은 위원장'으로 검색한 결과. ⓒ11번가 화면캡쳐.
    ▲ SK그룹 계열사 11번가에서 '김정은 위원장'으로 검색한 결과. ⓒ11번가 화면캡쳐.

    '백두칭송위원회'와 '스탠딩 에그', 여론 못 읽고 김정은 칭찬하자 비난여론 봇물

    국내 오픈마켓인 11번가 등에서도 김정은 관련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으니굿즈’나 ‘김정은’으로 찾으면 관련 상품이 보이지 않지만 ‘김정은 위원장’으로 검색하면 할로윈 파티용 가면들이 뜬다. 그 사이에 김정은이 표지 인물로 나온 ‘뉴스위크’ 한글판(2018년 5월 25일자)이 1만 4000원에 팔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는데 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관련 상품들도 보인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백두칭송위원회’라는 집단이 김정은을 ‘백두’라 부르며 환영 메시지와 칭송 행사를 열었다가 수많은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12일에는 ‘스탠딩 에그’라는 인디밴드가 SNS에 한 전시회에 나온 김정은 피규어 사진을 올리고 “귀엽다, 갖고 싶다”고 말했다가 쏟아지는 비난에 결국 사과문을 올렸다.

    ‘으니굿즈’니 ‘통일굿즈’니 하는 김정은 캐릭터 상품이 국가보안법에는 걸리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최근 여론을 보면, 김정은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