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조치 계속돼…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 언급한 것도 큰 진전"
  •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DB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DB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본회의 발언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고 아세안의 여러 회의에 참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핵실험장을 폐기한데 이어,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의 폐기와 참관을 약속했다.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했지만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인 폐기를 언급한 것도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미국과 북한의 2차 정상회담이 머지않아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우리 정부는 EAS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8월, 중국과 아세안이 초안에 합의한 '남중국해 행동규칙(COC)'이 UN 해양법협약 등 국제법과 모든 국가들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체결되어, 자유로운 항행과 상공비행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고,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의 지진과 쓰나미에 대해서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인도적 지원과 재건복구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대규모 난민 발생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며 "난민에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국제사회의 활동을 지지한다"고 했다.

    다음은 동아시아정상회의 본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전문.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본회의 발언

    감사합니다, 의장님.

    국왕님, 정상 여러분,

    동아시아는 지금 엄중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테러와 폭력적 극단주의, 자연 재해 등
    국경을 넘는 위협과 함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EAS 차원의 협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 또한, 한반도의 평화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시작이라는 믿음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 자리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이라는
    대원칙을 확인했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해 주었습니다.

    작년 정상회의 이후, 한반도에서는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이곳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산가족이 만났고,
    미군 전사자의 유해가 송환되었습니다.
    비무장지대의 무기와 초소가 철수되고 있으며,
    ‘바다의 화약고’였던 한국의 서해 바다는
    협력과 평화의 바다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핵실험장을 폐기한데 이어,
    미사일 시험장과 발사대의 폐기와 참관을 약속했습니다.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했지만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인 폐기를 언급한 것도 큰 진전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미국과 북한의 2차 정상회담이
    머지않아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우리 정부는 EAS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진정성 있게 실천하고
    아세안의 여러 회의에 참가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AS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 드립니다.

    의장님, 정상 여러분,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바다는
    교류와 협력의 통로이며, 번영의 길입니다.
    특히 남중국해는 많은 나라의 배가 항해하고
    한국도 무역의 40%가 이곳을 지나갑니다.

    지난 8월, 중국과 아세안이 초안에 합의한
    ‘남중국해 행동규칙(COC)’이
    UN 해양법협약 등 국제법과
    모든 국가들의 권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체결되어,
    자유로운 항행과 상공비행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올해 동아시아에 많은 재난이 있었습니다.
    지난 9월, 술라웨시 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국민께 진심어린 애도와 위로를 표합니다.

    한국도 태풍과 지진의 피해를 겪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인도적 지원과 재건복구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시아 재난 복원력 강화 사업’ 등을 통해
    재난 예방과 피해 복구에 함께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아세안-싱가포르 사이버안보센터(ASCCE)
    설립 추진을 환영합니다.
    한국도 역내 사이버 안보를 위한 국가 간 협력에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의장님, 정상 여러분,

    이번에 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스마트시티 성명이 채택되었습니다.
    지지해 주신 회원국 정상들께 감사드립니다.
    스마트시티 신기술 협력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한국은 사람 중심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술력과
    스마트시티 건설 경험을 통해
    아세안 스마트시티 건설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와
    대규모 난민 발생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아울러,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국제사회의 활동을 지지합니다.

    한국은 미얀마 정부가 지난 7월 설립한
    ‘독립적 사실조사위원회’의 활동을 기대하며,
    난민들의 안전하고 조속한 귀환을 희망합니다.

    한국은 올해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에 있는
    국제기구의 인도적 활동에 700만 불을 지원했습니다.
    라카인 지역 재건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면서
    미얀마 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우리에게 당면한 도전을 넘어서면,
    평화와 번영의 동아시아가 우리 앞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협력하면,
    모든 나라가 함께 잘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중심의 동아시아를 위해 한국도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1월 15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