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윤상현 등 "반문 뭉치자" 주장… 하태경 손학규 등 "반문 연대는 극우" 반발
  •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6월 7일 오후 부산 진구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열린 이성권 부산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유세에는 유승민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하태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6월 7일 오후 부산 진구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열린 이성권 부산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유세에는 유승민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하태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반문(反文) 연대를 구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자, 반문 연대가 '극우 대야합'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친문-반문 구도에 맞서 보수-극우 구도로 대응했다. 보수를 규정하는 프레임 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반문 연대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재점화 되면서 등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세력을 나누면 양측 대립 지점이 많아지니, 공통분모가 큰 '반문'에서 시작하자는 것. 반문 연대는 전체 정치 스펙트럼 가운데 중도부터 오른쪽 끝까지, 친박에서 비박까지 아우를 수 있어 '빅텐트'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언주-김무성-윤상현-김병준-정우택-오세훈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지난 13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능과 안보 불안으로 인해 나라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다"며 "이 분들의 구국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반문(反文) 연대 깃발을 들고 국민들을 통합해 나가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박계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친박·비박 이야기가 나올수록 당의 지지는 더 떨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며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임을 할 때가 됐다. 시도해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파를 넘어선 모임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반문 연대를 지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박계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도 지난 9일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 분열하면 대한민국은 가까운 장래에 붕괴하고 파산하게 된다"며 "정치적 차이를 뒤로하고 반문재인 연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별로 없다. 1년 안에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친박계 정우택 의원, 원외 인사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반문연대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하태경 "보우와 극우는 다르다" 부정적 반응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친문vs비문' 구도에 맞서 '보수vs극우' 구도로 대응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보수도 다 같은 보수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이른바 '갈라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5일 "묻지마 반문 연대는 극우대야합에 불과하다"며 "보수와 극우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파괴·혐오 반대  △상대 존중 △역사 존중 △헌법과 헌법재판소 존중 등을 근거로 보수와 극우를 구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오만·독선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극우는 통진당과 같은 해체 대상이지 연대 대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헌법과 헌법재판소 존중을 보수의 가치로 든 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를 주장하는 태극기 부대까지 '덮어놓고 연대한다'는 약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태극기 부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보수=비박, 극우=강성친박'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손학규 "반문 연대는 양극 정치" 부정적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반문 연대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향해 "반문 연대는 양극 정치고 극한 정치 대결의 상징"이라며 "야당 지도자가 반문 연대를 하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반문 연대에 찬성했던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태극기 부대 영입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태극기 부대 영입과 관련해 "통합을 정의하자면 한 그릇에 전부 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넓은 커뮤니티와 일종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공동 대응해 인식을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는 가치와 명분인데 반문이 가치가 될 수 있겠느냐"며 "결국 보수를 재건하려면 보수가 가야 할 새로운 방향과 비전을 제기하고, 새로운 리더를 배출하면 되는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