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 뮤지컬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사랑을 받는 장르는 아니지만 많은 공을 들였어요. 한국 정서에 맞게 세련된 고급 코미디로 클래시컬하게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현대판 인생역전 드라마,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 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이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젠틀맨스 가이드'는 2014년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 등 브로드웨이 4대 시상식에서 최우수 뮤지컬상을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김동연 연출은 "몬티의 내래이션과 함께 회상의 방식으로 극이 시작된다. 사람이 죽는데 웃어야 한다. 관객이 실제 사건이라기보다 희극적인 요소로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마치 책상 위 일기장에 씌여지고 있는 것처럼 무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는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몬티 나바로는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높은 서열의 8명을 모두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백작이 되고자 하는 '몬티 나바로' 역은 김동완·유연석·서경수, 1인 9역을 소화하는 '다이스퀴스'는 오만석·한지상·이규형이 출연한다. 몬티가 사랑하는 허영심 많은 '시벨라'는 임혜영, 몬티를 사랑하게 된 백작 가문 여인 '피비' 역은 김아선이 맡았다.
  • 유연석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대본을 보고 음악을 들었다. 정말 쉬고 싶었지만 이 작품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서 2주가 지나 출연을 결심했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매력적이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이라 퇴장이 거의 없다. 1막에서는 물 마실 시간이 없어 힘들기도 하더라"면서 "소재는 어둡지만 한국에 이런 뮤지컬이 있었나 할 정도로 볼 거리가 많고 재미있다. 연말에 가족과 연인, 친구가 보면 한바탕 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공연"이라고 자신했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황당한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며 웃음을 유발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 빅토리아 풍의 화려한 무대와 의상, 9명의 다이스퀴스 가문 후계자들을 연기하는 단 한명의 열연은 작품의 백미다.

    오만석은 "짧은 시간 안에 무대 밖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고 체력적인 에너지 소모가 크다"라며 "9명의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 외모, 목소리 등 신체적인 한계가 있지만 의상, 소품 등을 활용해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상은 "무대 뒤는 전쟁이다. 스태프들이 거의 안무를 짜는 것처럼 퀵 체인지가 이뤄진다. 누구는 다른 옷을 입히고, 누구는 분장을 수정하는데 모든 것이 15~20초 안에 끝난다.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무대 위에서 백조가 돼 웃을 수 있 있다"고 덧붙였다.
  • 이번 초연에서는 1900년대 초반 계급사회였던 영국의 시대상을 다양한 캐릭터들로 표현했다. 한국 정서에 맞는 단어와 어휘를 사용해 관객이 쉽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 또 무대 뒷면에 3D 영상을 활용해 실사에 가까운 공간감으로 풍성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규형은 "미국식 코미디를 한국 정서에 맞게 고치느라 60~70%의 노력을 쏟았다. 계속 대본과 가사를 바꾸고 장면을 수정하느라 쉽지 않았지만 관객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스토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무대에서 잘 노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2019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