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멤버들과 소속사 대표, 함께 사과해야"
  •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일년 전 멤버 지민이 입었던 '광복티셔츠'가 발단이 돼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NHK '홍백가합전' 등 일본 음악 방송 출연이 줄줄이 무산된 방탄소년단(BTS)이 이번엔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로부터 "나치 친위대 문양이 박힌 모자를 착용했다"는 지적을 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LA에 위치한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비젠탈센터(Simon Wiesenthal Center)'는 홈페이지를 통해 "그룹 방탄소년단이 명백히 '과거'를 조롱했다"며 방탄소년단을 비난하는 공식 입장을 밝힌 뒤 "방탄소년단이 해당 티셔츠를 입고 원폭 피해자들을 조롱한 것은 이들이 과거를 조롱한 행태 중에서 가장 최근 사례"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센터의 대변인이자 소속 랍비인 아브라함 쿠퍼(Rabbi Abraham Cooper)는 나치 수용소를 관리한 나치 친위대(SS) 기관, '데스 헤드 유닛(Death 's Head Units)'의 심볼을 장식한 모자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의 사진(2014년 촬영·발간)을 공개하며 "방탄소년단은 일본 국민은 물론 나치 희생자들에게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나치 친위대 문양이 박힌 모자를 착용한 RM. ⓒ시몬비젠탈센터 홈페이지 캡처
    ▲ 나치 친위대 문양이 박힌 모자를 착용한 RM. ⓒ시몬비젠탈센터 홈페이지 캡처
    또 아브라함 쿠퍼는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포즈를 취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사진과, '나치 만(卍)자'와 매우 유사한 깃발을 흔드는 장면을 함께 거론하며 방탄소년단 측의 공개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멤버들이 사과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그룹의 경력을 설계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기억을 너무도 쉽고 편하게 깎아내렸습니다. 그 결과 한국과 세계의 젊은 세대들은 편협한 것을 '멋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역사적인 교훈을 너무나 쉽게 지워버리게 됐습니다. 이 그룹의 경영자는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그룹 멤버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사과해야합니다."

    '시몬비젠탈센터'가 지적한 사진은 방탄소년단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2015년 촬영했던 한 패션 화보를 가리킨 것으로, 당시 RM이 쓴 모자에는 실제로 나치 친위대의 문양(卍)이 박혀 있었다.

    두 번째로 시몬비젠탈센터가 지적한 것은 지난해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들고 있던 깃발의 문양과 색깔이 나치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해당 깃발은 '교실 이데아'란 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나치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