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왕세자의 경호원 목소리 파일 존재… NYT "왕세자 연루 가능성 매우 높아"
  • ▲ 카쇼기 살해 사건 조사를 위해 터키에 파견됐던 사우디 조사단ⓒ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카쇼기 살해 사건 조사를 위해 터키에 파견됐던 사우디 조사단ⓒ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살해 배후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증거가 공개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터키 정보당국은 지난 10월 2일 카쇼기가 살해된 직후 암살범 중 한 명이 전화로 “(일이 마무리 됐다고) 보스에게 보고해”라고 말한 내용을 녹음 파일로 갖고 있다고 한다. 터키 정보당국은 빈 살만 왕세자와 자주 동행하는 경호원 무트레브가 왕세자의 측근들 중 한 명에게 통화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녹음파일에 대해 알고 있는 세 명의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이 통화의 주인공은 터키 이스탄불에 파견됐던 15명의 사우디 암살범 가운데 마헤르 압둘 아지즈 무트레브”라고 주장했다. 미 정보당국은 녹음에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보스”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 녹음 파일은 지난 달 지나 해스펠 CIA 국장에게도 전해졌으며, 미 정보당국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살해 사건과 연관돼 있음을 가리키는 유력한 증거로 파악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전직 CIA 요원으로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근무 중인 브루스 리델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이런 통화는 결정적 단서(스모킹 건)에 가깝다”며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우방국에 파일 공유

    하지만, 터키와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들은 이 녹음파일이 빈 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살해 사건에 연루돼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결론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사우디 측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살해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했고, 터키 정보당국이 들려준 파일에서는 그런 내용이 녹음돼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 사우디, 영국, 독일 등 다른 우방국들과 문제의 녹음 파일을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쇼기 살해에 연루되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점점 더 나오는 것이 트럼프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몇몇 참모들은 카쇼기 살해와 관련해 사우디를 제재하려면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결정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