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당 조원진 대표 "친박-비박 갈라선 뒤 국민평가 받아야… 그래야 보수통합 가능해진다"
  •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가 9일 여의도 대한애국당 당사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가 9일 여의도 대한애국당 당사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지율은 20% 안팎의 박스권에 묶였고,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참패했다. 시간이 갈수록 친박-비박의 갈등은 곪아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총선 결과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보수 진영은 탄핵을 기점으로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라졌다. 따라서 보수 재건의 키도 '탄핵'에 달려 있다. 그간 한국당은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이 한데 모여있으면서도 탄핵에 대한 평가는 유보해왔다. '탄핵'은 금기어가 됐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하지만 당의 정체성과 직결된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 보수정당 재건을 말하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평가부터 내려야 한다.

    보수대통합 움직임 속에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영입 여부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비박계는 '과거 세력과는 결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박계는 '통합을 말하면서 태극기만 왜 빼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있지만 없는듯 애써 외면해왔던 태극기 세력이 과연 '극우 세력'인지 혹은 '우국 세력'인지 결론 내려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뉴데일리〉는 9일 '태극기 부대'의 선봉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주장하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대표에게 탄핵에 대한 평가와 보수대통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결하고 분명했다. 탄핵은 "문재인 정부의 촛불 쿠데타를 통한 권력 찬탈"이었으며, 보수대통합은 "탄핵 세력이 있는 한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무능한 독재... 인정할 수 없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독재 정부다. 독재 중에서도 가장 무능한 독재 정부다"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권력과 돈을 쥐고, 언론방송을 장악하고, 장기 집권을 노리는데, 그게 독재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항변했다.

    조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조한 한국당 내 복당파를 겨냥해선 "가장 저질적인 나쁜 정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최순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4%'는 무너진 정권과 등 돌린 민심의 상징이 됐고, 수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거리로 나왔다. 순식간에 기울어진 여론 앞에서 정치인들은 패닉에 빠졌다. 이런 촛불 정국을 들어 '탄핵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김무성 의원 발언에 대해 조원진 대표는 "촛불에 겁먹어 탄핵한 것이다. 어쩔 수 없으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역적질을 해도 된다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어쩔수 없으면 나라 망하게 해도 되나"

    조원진 대표는 보수 재건 방안으로 △친박-비박의 갈라서기와 △3선(選) 이상 국회의원들의 인적 쇄신을 제기했다. 그는 "보수 정당 안에 탄핵 세력이 같이 있어선 안 된다. 한 번은 헤어져야 한다"며 "그것으로 국민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는데, 이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서 아무도 책임진 정치인이 없다"면서 "3선 이상 국회의원들은 다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3선 이상 친박-비박 간의 갈등으로, 이들이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한 번이라도 보수우파에 고개를 돌린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보수는 영원히 버림받는다"고 그는 말했다. 조 의원은 "버림받아서 국회의원 떨어지는 건 괜찮다"면서 "문제는 보수가 망하면 나라도 망하게 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다음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의 일문일답.

  •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가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가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20개월이 넘었다.

    "탄핵과 관련해 해야 할 이야기와 밝혀야 할 진실이 너무 많다.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3월 10일까지 너무 많은 거짓이 횡횡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590일째 감옥에 있다. 대한애국당은 창당을 위한 첫 집회 이후 벌써 89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제 보수 우파 정치인과 보수 우파 국민들도 목소리를 내고, 저항할 건 저항하고, 불복종할 건 불복종해야 한다." 

    -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 차가 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나는 문재인 정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쿠데타를 통한 권력 찬탈 세력이다. 언론에선 좌파 정권이라 표현하는데,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좌파 독재 정권이고, 독재 중에서도 가장 무능한 독재 정권이다. 독재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다. 권력 쥐고, 돈 쥐고, 언론방송 장악하고, 장기집권을 노리면 그건 독재다.

    좌파 안에 참여연대, 민주노총, 전교조, 환경단체가 있다. 여기에 이른바 세월호 대책 좌파도 생겼다. 각각의 좌파가 다 각자의 생각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 실패 책임이 있는 장하성을 끌고 갔던 이유도 장하성을 내려놓는 순간 참여연대가 무너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김기식도 죽었는데 장하성도 죽는다? 참여연대는 그 순간 2진 후퇴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인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 4월 '여비서 동행 출장 논란'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사의를 표한 바 있다.   

    -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할 보수 정당은 탄핵 이후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한 후 대한민국에서 보수 정당은 죽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보수 아류 정당 밖에 없다. 보수 정당은 '가치'를 지켜야 한다. 그 가치란 바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고, 그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그 다음이 법치다. 이 분명한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보수정당을 논한다? 한국당이 아무리 해도 지지율 25%를 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정당이 보수의 핵심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잘 아는 대다수 국민이 정당 정치인보다 현명하기 때문이다."  

    - 한국당은 내부 혁신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아직 부족하다고 보는가.  

    "지금의 한국당은 결코 자기혁신을 할 수 없다. 복당파는 자신들이 탄핵했다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그 올가미를 벗어날 수 없다. 복당파 중 절반이 선거법 위반 관련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그들이 봤을 때, 탄핵에 동조하면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있고,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홍준표도 복당파를 껴안아 대선에 나가려는 생각이 있었던 거다. 김무성이 이제 와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으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역적질을 해도 된다는 것인가. 그들은 가장 저질적인 나쁜 정치를 했다. 우파 국민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배신했다."

    - 보수가 탄핵에 찬성했던 명분은 '그래야 당과 보수가 산다'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을 탄핵·제명해서 보수가 돌아온다고 생각한다면, 판 자체를 잘못 본 것이다. 3월 10일 탄핵 선고가 나고 오늘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590일째 말 한마디 안 했다. 그럼 지지율이 올라가야지 왜 안 올라가나.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도대체 왜 탄핵이 됐냐는 거다. 18개월 동안 샅샅이 조사해서 뇌물 한푼 먹은 게 없다고 밝혀지지 않았나. 국정원 특활비도 개인적으로 안 썼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언론은 검찰에서 흘리는 내용만 받아썼다." 

    - 탄핵 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무너졌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보수 정당 안에 탄핵 세력이 같이 있어선 안 된다. 첫째, 한 번은 헤어져야 한다. 소위 '헤쳐모여'다. 그걸로 국민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는 선거를 통해 받을 수 있지만, 여론을 통해서도 받을 수 있다. 탄핵 세력이 인간은 밉지만 안보·국방 분야는 생각이 비슷하니, 정책 연대는 그 다음에 하든지 해라. 어정쩡한 중도로는 택도 없다. 야당은 자기 영역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우파 정당은 투쟁해야 한다. 

    둘째,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 나도 3선이지만, 한국당 3선 이상 된 의원들 다 정계 은퇴 해야 한다. 그게 혁신이고 책임 정치다. 자기가 모셨던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 중대한 역사적 사건에서 책임지는 정치인이 아무도 없다. 초선은 6개월 만에 탄핵이 벌어졌으니 아무 것도 모를 수 있다. 재선 중에선 양심 있는 의원들, 예컨데 윤상직, 정종섭 의원이 불출마 선언했다. 결국 (탄핵 발단이 된) 친이(親李) 친박 갈등의 핵심은 3-4선들이다. 여기서부터 매듭을 풀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한 번이라도 보수우파에 고개를 돌린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버린다. 영원히 버림받아서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지는 건 괜찮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나라가 망하게 된다는 거다."

  •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월 26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월 26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갈등을 끝내고 보수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대당 통합은 불가능할까.  

    "어렵다. 김진태 의원이 '문재인-김정은 반대하는 사람들 다 모이자'고 말해서 한 유튜브 방송이 탄핵 반대한 우파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다. 무려 1만 2000명이 참여했다. 첫째 질문은 '김무성-유승민-김성태가 석고대죄하면 받아 줄 거냐'다. 전체 80%가 '안된다, 절대 받을 수 없다'였다. 둘째 질문은 '보수대통합을 하는데 한국당 바른미래당 대한애국당을 다 합치자'였다. 전체 78%가 '절대 안 된다, 갈라서자'였다. 전체 17% 안팎 만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어쨌든 한국당으로는 안 된다는 거다. 결국 한국당은 갈라설 수밖에 없다."

    - 우리나라 정치는 지역에 기반을 뒀다. 한국당은 놀고먹어도 TK는 가져간다 생각할 텐데. 

    "그때는 한국당 바깥에 세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당만큼 지지받는 애국 보수세가 있다. 바깥 세력은 정체성, 투쟁력, 청렴성, 탄핵 실체를 알고 특히 한미동맹 강화에 확고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그사람들(한국당 의원) 개혁 실패하면 공천이라도 받으려 할 텐데, 내가 볼 때 현역의원 절반은 날아갈 거다. 이번에 당대표-원내대표 선출한다. 아마 복당파 혹은 중도파가 다 가져갈 거다. 친박계가 못 가져 간다. 이 말인 즉슨, 친박은 공천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친박 의원) 정치 안 할 사람들이면 벌써 나왔겠지만, 그때 가면 또 정치하려고 기웃댄다. 그때는 바깥으로 나오려 할거고, 그렇게 갈라서는 건 괴멸이다. 그러니 내 제안은 중도와 보수가 있고, 투쟁하는 보수도 필요하니까 1년이라도 각자 평가를 받자는 거다. 그다음에 총선-대선이라는 정치적 스케줄에 따라 움직일 수 있지 않겠나. 당 개혁에 실패하고 정치인들이 자기 것을 내려놓지 않을 때 쓸 수밖에 없는 고육지책이다."  

    - 보수 재건이 힘을 못 받는 데에는 기울어진 언론 환경도 있다고 보나. 

    "우리는 문재인 정부의 청(靑)와대를 적(赤)와대라고 부른다. '빨갛다'는 의미다. 현재 그런 데가 두 곳이 있는데, 하나가 검·경 같은 권력 기관이고 또 하나가 언론이다. 권력 기관은 권력이 변하면 같이 넘어가는 속성이 있다. 문제는 노조가 장악한 언론이다. 우리가 KBS, MBC, SBS 다 같이 싸우긴 힘들어서 KBS부터 시작했다. KBS 패널·편성·시청료와 싸우기, KBS 안보기 운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튜브 같은 1인 미디어의 경우 대도시에서는 먹히지만, 시골 농촌 지역에선 아직도 잘 모르는 분이 많다. 그래서 우리 애국당은 국민 계몽운동 하듯이 장날마다 농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우리활동을  알리고 있다. 우파 신문 중에〈자유일보〉가 있다. 제대로 된 우파 신문 만들자고 해서 1년치 가입 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결국은 국민을 믿어야 한다. 국민의 판단이 항상 옳았고 현명했기 때문이다."

    ◎ 조원진 의원은…

    1959년 대구 출신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책분석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 달서병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6년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탈당한 뒤 2017년 대한애국당을 창당했다. 현재는 대한애국당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