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의사 처방전 필요한 혈전용해제, 중국 보따리상 통해 한국에 대량 밀반입·유통”
  • ▲ 혈전용해제인 액티라제, 메탈라제. 한국 베링거 잉겔하임에서 판매하는 전문 의약품이다. 이처럼 의약품 수준의 혈전용해제는 주로 주사로 신체에 투여하며,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사용 못한다. ⓒ한국 베링거 잉겔하임 홈페이지 상품소개 캡쳐.
    ▲ 혈전용해제인 액티라제, 메탈라제. 한국 베링거 잉겔하임에서 판매하는 전문 의약품이다. 이처럼 의약품 수준의 혈전용해제는 주로 주사로 신체에 투여하며,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사용 못한다. ⓒ한국 베링거 잉겔하임 홈페이지 상품소개 캡쳐.
    뇌졸중이나 색전증,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등은 모두 혈관계 질환이다. ‘피떡’이라고도 부르는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서 생기는 병이다. 많은 사람들이 ‘혈전’을 막기 위해 낫토키나제나 마늘 추출물, 은행잎 추출물 건강식품을 챙겨 먹는다. 혈전을 직접 녹이는 용해제는 전문 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북한이 만든 혈전용해제가 국내에서 건강식품처럼 팔리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2일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조선족 중국인 보따리 상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들은 “북한이 생산한 혈전용해제가 중국을 거쳐 한국에 밀반입돼 유통되고 있다”면서 약품 이름이 ‘룸브로키나제’라고 설명했다. 보따리 상인들은 “요즘 북한에서 제조한 ‘룸브로키나제’라는 특수 의약품이 상당향 한국에 밀반입되고 있다”면서 “한국 의약품이 여러 종류 북한으로 밀반입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북한 의약품이 한국에 밀반입되는 것은 매우 기이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북한산 ‘룸브로키나제’가 혈전용해제라는 사실만 알고 있다고 한다. 한 병에 60개 캡슐이 들어 있는데, 중국 단둥이나 선양 등에 간 한국 사람들이 북한 화교들이나 북한 식당 관리자들로부터 구입해 본인이 직접 사용할 것이라며 반입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었다.

    보따리 상인들은 “최근 한국 세관은 예전에 비해 북한 물건을 휴대하고 입국하는 데 대해 관대해졌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룸브로키나제를) 한두 병 갖고 입국하는 것은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따리상들은 룸브로키나제를 한국에 몰래 들여와 병당 5만 원 안팎에 팔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북한 화교에게서 구입할 때 가격은 1병 당 80~100위안(한화 약 1만 3000~1만 6300원) 정도다.

    북한제 룸브로키나제, 안전성·부작용 검증 전혀 없이 유통

    ‘룸브로키나제’는 해외에서도 실제 사용되는 혈액응고방지제 겸 혈전 용해제다. 주사제로 종종 사용한다. 그러나 혈전용해제는 혈관벽도 약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이 없이는 함부로 쓰지 않는다.

    북한은 2011년 6월 “룸브로키나제를 자체 생산했다”고 선전했다. 당시 북한 보건성은 “룸브로키나제는 혈관 속 혈전을 녹이는 효과가 탁월해 뇌혈전, 뇌경색, 심근경색 예방과 치료에 큰 효과가 있다”면서 “무공해 환경에서 자란 붉은 지렁이에서 약 성분을 추출해 원가가 낮다”고 선전했다. 이 소식은 국내에서도 전해졌다.

    북한이 지렁이 분말로 만들었다는 ‘룸브로키나제’는 그 성분이 인체에 제대로 흡수되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았고 안전성 또한 검증되지 않았다. ‘룸브로키나제’를 판매하는 사람들은 현재 국내에도 많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건강식품 판매 사이트를 통해 “룸브로키나제는 낫토키나제보다 혈전을 녹이는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여전히 선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