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몰락하는데 성장한다고 국민 속여" 질타…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 세 과시 '일석이조'
  • ▲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오른쪽). 왼쪽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오른쪽). 왼쪽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13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을 국회에서 해도 되나 하는 놀라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제성장률과 일자리 등 모든 경제지표가 우리 경제의 추락과 몰락의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높은 경제성장에도 양극화가 심해져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올해 우리는 수출 6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사상 최초, 최대"라며 "경제성장률도 우리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장 높은 편이다. 세계 경제가 우리 경제 성장에 찬탄을 보낸다"고 말한 바 있다.

    김무성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 대안 찾기 몰락하는 한국 경제, 비상구는 있는가〉(공동주최: 자유한국당 김무성ㆍ정진석 의원) 토론회에서 "세계가 우리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낸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너무나 큰 거짓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무성 "어떻게 대통령 입에서 거짓말이…"

    김무성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와 경제 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무디스(국제신용평가사)는 세계 주요 국가인 G20 국가의 평균 성장률을 올해 3.3%, 내년 2.9%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보다 훨씬 낮아 올해 2.5%, 내년 2.3%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우리의 2배 이상인 미국도 올해 2.9%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며 "우리보다 더 선진국인 유럽지역도 2%대 성장을 기록 중"이라고 했다.

    김무성 의원은 "독일과 일본도 일자리 창출에 성공해 청년들이 일자리를 골라가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은 계속 식어가는 중"이라며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서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거짓말이 나오는지, 문재인 대통령의 주변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의원의 발언은 한국은행과 한국경제연구원(KDI)의 경제성장 전망을 기초로 하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상반기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로 예상했다가 7월에 2.9%, 10월엔 2.7%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2.6%의 경제성장을 전망했다. 이런 수치는 6년 만에 최저로, 잠재성장률인 2.8~2.9% 보다 낮아 실제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에 접어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무성 의원의 말에 정진석 의원도 거들었다. 정진석 의원은 "무디스의 분석은 대부분 다른 요인 아니라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한국 정부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라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나 일자리 창출 악화 같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 어려운 이유는 좌파사회주의 정책

    계속해서 김무성 의원은 "한국 경제가 급속도로 힘들어진 대표적 원인에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 사회주의 정책이 있다"며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이 시점에 정말로 필요한 노동개혁을 포기하는 등 경제를 망치는 일을 골라 하고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비현실적 근로시간 단축, 세금 퍼주기처럼 경제를 살리는 기업의 '기살리기'는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공세의 초점을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맞췄다. 김수현 실장은 문재인 정권에서 중용되며 집권 초 사회 수석을 맡다가 지난 9일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간 문재인 정부 집권 초 경제의 상징이었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경질하고 '포용적 경제'를 내세우며 단행한 인사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수현 실장을 임명할 당시 "신임 김수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현 정부 국정과제를 설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경제·사회·복지 등 다방면의 정책을 두루 섭렵한 정책 전문가이자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 기조의 성과를 통한 '포용적 경제' 실현, 경제·사회적 격차 해소와 저출산·고령사회 극복을 위한 종합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포용적 사회 구현 등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비전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의원은 "김수현 실장은 거시경제와 전혀 상관없는 도시공학을 전공해 문재인 정부 내에서도 경제 비전문가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부동산 폭등의 주역이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사회수석에 다시 기용해 부동산 시장을 (또) 망치게 한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지금은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 직장인과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잃은 반면 지방은 주택시장이 붕괴해 집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 전세 상태"라며 "김수현 실장은 멀쩡한 원전 가동을 중단시켜 전기료 폭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신재생 태양광·풍력 발전을 늘린다며 우리 국토를 마구잡이로 파헤쳐 놓은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괴물 정책을 주도하고 탈원전·부동산 등 손만 대면 망가뜨리는 실패의 아이콘이자 대표적인 마이너스 손인데, 이런 분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자명하다"며 "청와대가 김수현 정책실장이 설계자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경제) 야전 사령탑이라 했는데 우리 경제의 미래가 더 걱정"이라고 개탄했다.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 '세' 과시… 일거양득 노렸나

    이날 김무성·정진석 의원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는 일차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상을 비판하는 부분도 있지만 오는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오는 12월 열릴 예정인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세 과시를 노린 측면도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는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강석호·김학용·김영우 의원을 비롯, 이군현·정진석·주호영 의원 등 무게감 있는 다선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토론회 직후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도 주로 전당대회·원내대표 선거 관련 질문이 많았다.

    김무성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한 질문에 "내가 얘기하는 대로 기사를 쓰지 않으니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원내대표 선거에 대해서는 "최고의 정치집단인 의원총회에서 쇄신이 결정되기 때문에 동료 의원으로 오랜 시간 겪어보고 그 사람의 장단점이 파악된 상태라 결과는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내대표 선거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 끝장토론을 하자고 했는데 시기가 적절하다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끝장토론을 하려면 수준 높은 토론을 해야 하는데 다들 보셨겠지만 이성을 잃은 대응이 나오면서 거기에 대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