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AN, APEC 정상회담 준비 위해 12일 일정 빼… 2일 일정 비운뒤 10일 만에 또 일정 없어
  • ▲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과 산행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과 산행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일정을 비웠다. 지난 2일에 이어 10일 만에 또 공개일정이 없는 것. 

    이번에는 "오는 13일부터 5박 6일 간 진행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인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서"라는 것이 일정을 비운 이유다. 청와대는 관계자는 12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익일부터 있을 주요 정상간 양자회담 준비 등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석보좌관회의도 하지 않는다. 오늘은 순방 준비만 한다"고 했다. 단, 이낙연 총리와의 주례회동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기자단과 함께 아세안· APEC 정상회의 등의 일정을 챙기기 위해 13일 아침에 출국한다.

    해외순방이 있으면... 공개일정 빼는 文대통령

    청와대는 그간 잇달아 잡혀 있는 해외 순방 일정을 감안해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을 관리해왔다. 해외 순방을 전후로 해서, 매주 반복되는 공개 일정을 빼는 사례가 있었다. 이날 역시 그간 매주 월요일에 있었던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지 않기로 하면서 공개일정을 없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일정을 비운 바 있다. 당시는 수석보좌관회의가 아닌 국무회의였는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신 주재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분담했다. 그 전날(1일) 오전 문 대통령은 국군 유해봉환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저녁에는 국군의날 기념식 행사까지 챙기면서 밤 늦게까지 일정을 소화했었다.

    '북한 비핵화' 놓고 관계국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순방을 준비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어 보인다. 북한 비핵화 등 당면한 외교 현안을 풀어갈 주요국가 인사들과의 정상회담이 이번 순방에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9월 말 유럽 순방에서 프랑스 등 국가와 회담을 하면서 대북제재 완화 협조를 요청했으나, 유럽 국가들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CVID)를 강조하는 등 원론적인 언급을 강조하면서 이견만 확인했다.

    이번 아세안·APEC 정상회의에서 '포용국가'를 강조할 예정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소득주도성장·혁신 성장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동시에 교체했다. 동시에 최근에는 '포용국가'의 언급 빈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렇게 일정을 비우는 부분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건강 이상설' 등을 뒷받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말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의 산행을 함께하면서 건강 관련 우려를 일단 불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