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란 나라의 권력이 좋게 말해 견제와 균형이란 식으로 분화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을 선방(善防)했고, 민주당은 하원을 탈환했다. 트럼프에 대한 탄핵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나, 민주당은 사사건건 ‘트럼프 마음대로’를 발목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트럼프란 인격 또는 미국 최고 권력자에 대해 필자 개인적으로는 복합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다. 인격적으로는 필자는 트럼프 같은 사람을 좋아할 수도, 존경할 수도 없다. 공적으로는 그의 대북정책엔 긍정적인 부분과 걱정스러운 부분이 동시에 있다고 본다. 물론 필자 개인의 기준에서.

       긍정적인 것은 그의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북(北)핵 폐기 우선정책(FFID)과 그것을 위한 대북 최대압박 정책이다. 중국을 몰아치고 중거리핵전력 협정을 폐기하고 이란에 대한 압박을 재개하는 현란한 전략에도 충분한 장점과 이유가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그러나 “주한민군을 왜 두느냐?” “사드 도로 가져와라” “한-미 연합훈련 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그만 둬라”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라는 식으로, 너무 즉흥적이고 널뛰듯 하고 미친 척 하고 뻥튀기를 하는, 그 종잡을 수 없는 스타일이다. 그게 흥정의 도사(道師) 트럼프의 장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식을 아주 싫어하는 타입이다. 물론 필자가 너무 나이브하다는 것을 자인한다. 그러나 좌우간 싫은 걸 어찌 하나?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것이 그래서 필자는 기분이 좋다. 민주당은 우선 트럼프의 그런 ‘제멋대로’ 자의(恣意)성을 견제하려 할 것이고 필자는 그게 좋다. 민주당은 대북정책 과정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 그것도 필자는 만세다. 민주당 역시 공화당이나 다름없이 선(先) 핵 폐기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에 반대한다니, 그것 역시 환영한다.

       트럼프가 가진 장점과 민주당이 가진 순(順)기능이 서로 잘 보완돼 대한민국 자유진영에 보다 유리한 대북정책이 전개되기를 소망한다. 평화? 폭정(暴政)에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밀려주는 게 평화라면 그런 평화는 위선이고 부도덕이다. 미국의 건국혁명 정신은 바로 그런 위선과 부도덕에 대한 저항정신이었음을 미국 리더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자유민주 진영도 미국 정계-싱크탱크-언론에 대한 소통 채널을 구축해야 할 것이나, 우선 야당(자유한국당)부터가 그런 인식과 능력이 없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8/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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